Page 40 - 2019년05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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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현 컬럼
ⓒADAGP 폴 델보, 거울, 110.3×136.2cm 1936
에스프리 누보 벨기에 리에주지방 안타이트에서 출생하여 근 1세기에 가까운 생을 통해 독보
적인 스타일의 역작들을 창작하였다. 처음에는 건축을 지망하였으나 화가로
새로운 정신 전환하면서 융합의 진수를 작품에 도입한 특이한 화풍의 ‘초현실주의의 화가’
로 지목된다. 후에 스스로 인정했듯이 이탈리아 화가 조르지오데키리코에게
큰 영향을 받았으며 1938년 이탈리아 여행의 영향으로 그림에 고전적 건축과
김구현(AIAM 미술 경영연구소 대표) 형이상학적인 장면을 많이 넣곤 하였다. 해골, 가면, 망령 등을 많이 그린 벨기
에 화가 제임스앙소르에게서도 영감을 받아 자신의 그림에도 해골이 많이 등
장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 브뤼셀에 처음 등장한, 전기로 가는 트램을 본 순간
1965년 4월, 전통에 빛나는 명문 ≪브뤼셀 왕립미술학교≫에 새로운 역사가 의 느낌을 잊을 수 없었던 델보는 기차 역시 자주 주제로 삼았다. ≪브뤼셀왕립
쓰여졌다. 다름아니라, 이 학교 출신의 젊은 인재가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 미술학교≫에서 초기에는 모리스드블라맹크를 닮은 <야수파> 사조에 심취한
다가 근 반세기가 지난 후에 총장으로 임명되어 돌아왔던 것이다. 바로 르네마 반면에, 풍경ㆍ인물화는앙소르의 영향을 받았다. 얼마 뒤 대표적인 ‘형이상회
그리트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는 벨기에가 낳은 천재 현대화가 폴 델보가 주인 화’의 화가키리코에게 자극을 받아 독자적인 꿈과 향수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
공이었다. 1711년에 설립되어 250여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일종의 협동조합제 다. 초현실주의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지는 않았으나, 1935년 이후 ≪초현실주
로 운영되어 오다가, 19세기말부터 ‘건축학’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왔던 학교였 의전≫에 출품하였다. 그의 꿈은 반복을 노리는 것으로 명쾌한 원근법속에 반
다. 그러다가 2009년에 이르러서야 전반적인 ‘조형미술’분야에서 현대식 전공 복해서 나부와 건물이 등장한다. 구체적으로 부언하면, 배경에는 그리스 신전
커리큘럼이 정착하게 된 특수한 성향의 벨기에 예술학교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 자주 쓰이는데, 이는 순결 그대로의 나부와 마찬가지로 정신적 지표의 상징
머무르지 않고 1977년 글로벌 작가로서는 꿈의 무대이자 최고의 ‘명예의 전당’ 물이다. 그리하여 고전적인 스타일을 활용하여 달빛이 쏟아지는 황량한 풍경
인 ≪프랑스예술원≫의 회원으로 추대된다. 단순히 ‘명예욕’이 남다르다고 꿰 속을 몽유병 환자처럼 방황하는 나부를 주제로 그린다. 대표작으로는 『불안한
차는 자리가 아니었다. 변치 않는 진정 성을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거리(1941)』및 『메아리(1943)』등이 손꼽힌다. 그 가운데, 『메아리(1943)』를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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