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2019년05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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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U-Topos16015  80.3×130.3cm  acrylic and gutta on canvas  2016






         선(線) 이면의 페르소나(Persona)                         기 보단 청년작가로서 겪었던 삶속 과정의 어려움에 대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였던 것이었다. 그 작품의 대부분은 자신의 힘들었던 삶
        거미줄 화가 박제경                                      속 과정의 모습을 돌아보고 다시 디딜 곳을 찾아보고자 했던 자신의 이미지를
                                                        투영한 정직한 구상표현의 ‘Behind you’ 연작 으로 나타났다. ‘Behind you’ 연작
                                                        을 통해 작가는 하이힐의 뒷모습에서 새로운 형태적 아름다움을 발견해 보고자
        김재덕(갤러리한 관장, 칼럼니스트)                             했다. 하이힐의 가죽과 금속성의 굽이 이반된 물성을 통해 현실과 이상,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이야기함으로 작가가 가지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디딤돌을
                                                        찾고자 고심하였다. 작가가 표현하는 역삼각 구도의 하이힐의 뒷모습은 비균형
                                                        으로 무게의 중심이 화면의 상부에 있어 불안정하고 쓰러질 것처럼 보이지만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사람의 마음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이루어  작가는 배경처리를 무한 공간으로 처리하여 비현실의 세계를 극대화 시킨다.
        지며 여기서 그림자와 같은 페르소나(Persona)는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으로 자   그럼으로 오브제가 가지는 물성의 불완전했던 균형감을 작가가 고민하고 힘들
        아의 어두운 면이라고 말했다. 자아가 겉으로 드러난 의식의 영역을 통해 외부      었던 시기에 대한 미상의 디딤돌로 표현해 내며 작가 자신의 내면세계와 현실
        세계와 관계를 맺으면서 내면세계와 소통하는 주체라면 페르소나는 일종의 가        세계에 대한 균형감으로 감상자들의 심성을 자극하게 된다.
        면으로 집단 사회의 행동 규범 또는 역할의 수행이며 창작인들에겐 자신의 이
        야기를 담아낼 외적 인격과 같은 작가 이면의 분신으로 존재한다 하겠다. 화가      “불안하지만 넘어지지 않는 모습은 한편으로 나의 또다른 자화상이기도 하
        박제경의 작품을 대하면 응집된 형상을 뒤로하고 선묘 사이로 시선이 투과해        다. 물론 하이힐을 모티브로 삼았지만 그림 속 이미지는 보는 이의 미적 지
        나가면서 투명해진 캔버스 이면의 페르소나(Persona)를 대면하게 된다. 여체    평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이 작품은 사물의 뒷면(혹은 내면)에 숨
        또는 날개의 형상이 점차 단순화 되면서 발전해진 비정형적 형상은 작가가 그       겨진  다양성과  아름다움,  곡선의  형태미,  허공  속에서  확보되는  역설적인
        동안 겪어왔던 의식의 세계가 거미줄잣기의 형식으로 쇼트(shot)와 신(scene)  균형미,  하이힐에서  연상되는  에로틱한  코드  등을  복합적으로  표현한다.”
        의 연결, 집합을 거쳐 창작 과정의 의도하는 하나의 시퀀스(sequence)를 이루  -박제경  작가노트중-
        어 내고 작가의 무의식의 세계까지 담아내고 있다.
                                                        첫 개인전 전시에서 큰 위안을 가지게 되는 작가는 창작에 대한 막연한 새로운
        서양화가 박제경이 청소년기부터 어렴풋이 가져왔던 화가의 꿈을 이루어 내기        세계를 조우하고 이어 ‘선물’ (For you) 시리즈 작업으로 자신의 창작 세계를 확
        까지는 지금의 작품처럼 평범치 않은 많은 과정과 경험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대해 나가는 계기를 마련한다. 지금의 유토포스(U-Topos)시리즈 작업의 형식
        2008년 첫 개인전의 계기는 의외로 창작활동의 결과물에 대한 화려한 발표라      을 갖추는 계기가 되는 ‘선물’(For you)시리즈 연작은 선물을 받아보고 설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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