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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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공포 속에 떨게 하고 있다. 입을 가리고 말을 못하게 하는
코로나바이러스처럼 내게도 또 하나의 사랑이라는 바이러스 감염
이 전파되어 심장이 뛰고 가슴이 울컥대고 때론 눈물이 흘리는 감
정 등이 나타나는 걸 보면 내게 찾아온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증
거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상통화를 하다 보니 휴대폰이 뜨겁게 달궈
지고 질투까지 하는 기계를 보면 분명히 우리의 사이에 사랑이라는
바이러스가 침투된 것이다. 사랑이 그리도 좋은지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 아니 수천 번을 사랑한다며 말을 해도 지칠 줄 모르고
얼굴만 바라보고 있어도 눈빛 속에 빠져들어 가는 코로나 19보다
더 무서운 사랑이라는 바이러스 감염이 서로의 가슴에 각자의 심장
하나씩을 나눠 가졌다. 19 코로나바이러스만 아니었더라면 제주도
를 벌써 몇 번씩이나 왔다 갔을까 싶은데 밉게만 보이는 코로나바
이러스가 타들어 가는 우리 마음을 모르고 있다.
너무나 사랑하기에 서로의 감정들이 때론 질투하고 작은 말 한마
디에도 상처가 될까 봐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고 묵묵히 영상 통화
를 하면서도 말을 아끼며 얼굴만 바라보면 서로의 눈빛 속에 빠져
들고 깊은 밤인지 낮인지 분별을 못한 채 사랑이라는 바이러스에
우리 둘은 감염되고 말았다. 더는 기다리지 못하겠다며 지금 당장
달려오겠다는 목소리를 들으면 정말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에
19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보다도 사랑이라는 바이러스가 더 무섭다
는 걸 가슴으로 느끼다 보니 이런 것들이 사랑이란 걸 알았다.
19 코로나바이러스 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랑 바이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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