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신정문학
P. 97

가을 햇살



                                                                    박 이 동



                 바람을 타고 온 밤손님은
                 사라지지 않는 변종은 무엇일까

                 투명한 모습으로 이곳저곳에
                 들쑤시고 청결한 공간에도
                 제집인 양 자리를 잡곤 한다




                 지나는 사람마다 밝은 모습은
                 감출 수 없고
                 조각난 모습은 알 길이 없지만

                 발걸음은 가볍고
                 세심한 방어막이 코로나는 뒤돌아섰다



                 만일 밤손님이 선한 마음으로

                 내 앞에 나탈거리면
                 아침이 될 때까지 가슴으로 안을 겁니다

                 붉게 물들면 아주 멀리멀리
                 떠난다면 환한 미소로 밝게 웃을 겁니다
                 이 가을도 어김없이 붉게 또

                 익어 갈 겁니다





                                                                 특별 기획 | 113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