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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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의 낮잠



                                                                    김 미 정



                 손가락 끝에도 길이 있을까
                 손톱이 길어졌다



                 기억나지 않던 기억이 살아났다
                 새벽이 오기 전에 깨어나는 새의 심장처럼

                 손금이 요동친다



                 제때 깍지 못한 손톱
                 어제 자라 난 길이보다 오늘 자라는 길이가

                 더 긴 사연을 찾아
                 내일을 자극한다



                 내 속에서 걸어 나온 손톱이

                 내 것이 아니라는 표정으로 떠 있는
                 낮달









                            김미정|2020 ≪시현실≫ 등단. 시산맥, 영남시동인회. 신정문학&문인협회
                            이사. 남명문학회 회원. 김해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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