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의 낮잠
김 미 정
손가락 끝에도 길이 있을까
손톱이 길어졌다
기억나지 않던 기억이 살아났다
새벽이 오기 전에 깨어나는 새의 심장처럼
손금이 요동친다
제때 깍지 못한 손톱
어제 자라 난 길이보다 오늘 자라는 길이가
더 긴 사연을 찾아
내일을 자극한다
내 속에서 걸어 나온 손톱이
내 것이 아니라는 표정으로 떠 있는
낮달
김미정|2020 ≪시현실≫ 등단. 시산맥, 영남시동인회. 신정문학&문인협회
이사. 남명문학회 회원. 김해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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