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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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안쪽
이 숨
바위 앞에서 얼마나 마음 졸였을까
폭포 바닥까지 내리꽂힌
크게 놀란 가슴이 물방울로 떠오른다
바위 사이를 지난 후
물거품 같은 긴 한숨을 쉰다
어디서 배웠을까
깨진 물들이 서로 붙어 하나가 된다
더 큰 바위 만나 찢어지고 깨어져도
몸을 접어 빠져나온
물의 안쪽
다시 폭포를 만나면
최대한 몸을 부풀려 뛰어내릴 준비를 한다
낮은 곳으로 흐르고 흘러
그들은 기어이
바다가 되고 강이라는 이름을 지운다.
이 숨|전남 장흥 출생. 2018 ≪착각의 시학≫ 봄 호 시 부문 등단. 시 치료
전문가. 은행나무숲상담소 소장. 제7회 등대문학상, 제2회 작품상 수상, 제1회
김해일보 남명문학상 시 부문 우수상 수상.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박사학
위 수료. 한국문인협회, 남명문학회 회원. 첫 시집 구름 아나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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