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5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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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시조가 어떤 특성이 있기에 우리의 전통과 민중의 기반
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을까? 우선, 시조는 한국 시문학의 본류라
할 수 있는 신라 향가, 고려속요, 경기체가의 시맥을 잇고 있습니다.
수천 년을 유전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정서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는 함의입니다. 둘째, 시조의 정형적인 운율이 음악적인 효과를 일
으키기 때문에 누구나, 어디서나 노랫말처럼 쉽게 기억하고 부르기
가 수월합니다. 배움이나 빈부의 차이, 연령 등, 그 어떤 요인도 문
제될 것이 별로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실 시조의 매력은 운율의 정형성입니다. 시조는 3장 6구 12 음
보를 기본으로 합니다. 12 음보는 3음보 또는 4음보를 근간으로 합
니다. 첨가어인 우리말은 체언과 용언에 조사나 어미가 붙어서 한 어
절을 이루므로 한 어절은 대개 3음절 또는 4음절을 이루기 때문입니
다. 하지만, 말의 강약과 장단이 두드러지지 않은 현대어에서 엄격한
음보 율을 고집할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독자는 시조의 기본 음보
율을 유지하면서 시상 詩想의 발현과 발전 및 전환, 그리고 종결이 간
결하고 함축적인 시어로 지은 시조에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와 같은 맥락이 작품의 평가 기준이며, 예심을 거쳐 추천한 작
품 중에서 이승해 시인의 「녹턴」 외 2편, 정종수 시인의 「돌담길」
외 2편을 최종 당선작으로 올립니다.
2. 재 만남의 기대
문학인, 특히 시조시인은 서정과 운율의 조탁을 찾는 일에 한시
제1회 신인문학상 | 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