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5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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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돌은 넓고 커다란 화강석, 위로 올라갈수록 작은 돌로 쌓여져
있는데 세월의 유구함을 그대로, 얼굴에 검버섯 돋듯 검게 변색된
화강석! 그저 당연한 줄 알았는데 낙산 구간을 돌면서 만난 해설사
의 친절한 설명에 의하면 성곽의 축조가 5대 걸친 임금 시기에 이
루어 졌다고 하니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고 긴 세월 동안 이루어
진 구조물의 위용 앞에 감히 마음이 숙연해졌다. 주춧돌처럼 아래
부분에 놓인 화강석의 일부는 퇴화가 되어 만지면 모래알처럼 부서
지는 것도 있었고 어떤 돌에는 축조한 사람의 이름이 음각되어 있
는 것도 있었다. 음각된 축조자의 이름은 건축 실명제를 통하여 성
을 튼튼하게 지을 수 있었고 하자가 발견 될 때 해당 지역주민들이
올라와 보수를 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최근 보도에 자주
언급 되는 아파트 불량 시공에 따른 입주민의 고통을 방치하는 건
설 업체들이 배워야 할 점 아닌가 생각이 든다. 성곽을 따라 돌다
보니 특이하게도 작은 돌로 축조된 부분이 있는데 이곳은 세종 임
금의 시기에 조성 되었는데 일꾼들의 고생을 덜도록 돌을 작은 것
으로 축성하라는 분부에 따라 축성된 곳이라 한다. 그렇게 혼자서
나를 수 있는 자그마한 그 돌의 이름을 옥수수 돌이라고 했다. 백성
을 사랑하는 세종대왕의 애민 사상을 읽을 수 있는 부분으로 가슴
이 먹먹해지는 순간이었다.
낙산공원 인근에는 ‘장수마을’이라는 커다란 기념석이 있는데
이곳은 2008년도에, ‘관공서에 의한 도시 재개발 형식’을 ‘주민 스
스로 마을을 가꾸는 방식’으로 전환, 발전시켜 주민참여 형 마을 재
생 사업으로 이루어낸 한옥촌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종로의 익
선동처럼 한옥을 개조하여 여러 종류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
제1회 신인문학상 | 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