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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亞父오름*의 추억
1)
앞 뒤 가리지 않고 “오케이” 사인을 했다. 늦깎이로 공부했던 학
우들과 첫 여행지가 제주도 성산포 인근 오름 탐방이었다. 1박 2일
의 짧은 시간이지만 가족과 떨어져서 누려보는 휴가는 처음인지라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작은 배낭에 청바지, 티셔츠, 양말 몇 개 정
도. 준비되지 않은 여행의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면서 새벽
비행기에 올랐다. 여행 준비라곤 해보지 않았던 터라 기타 일용품
은 현지에서 그때그때 배낭을 채우기로 했다.
제주도를 여행할 때에는 종종 새벽 6시경 첫 비행기 왼쪽 창문
쪽 좌석을 예약하여 여행을 하곤 한다. 여행 중 비행기에서 해돋이
를 보기 위함이다. 여명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에 체크인을 하고 뜨
거운 커피와 샌드위치로 빈속을 채우고 한참 이륙 준비 중인 비행
기를 바라보며 여행을 상상하는 기분이란!
비행기가 계류장을 떠나 활주로에서 엔진 속도를 높이고 전속력
으로 달린다, 덜컹대며 달리던 비행기가 부 웅 떠오르는 느낌과 순
간 툭 떨어지는 듯한 묘한 느낌이 심장을 쫄깃하게 버무릴 즈음 잠
이 덜 깬 외곽 고속도로와 아파트가 미니어처처럼 자그마하게 조립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2263번지에 소재한 표고 301미터의 분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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