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2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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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亞父오름에서


                      탐라국 송당리 멀잖은 곳 아부 오름
                      아버지 품속 같은 푸근함 모습으로
                      은은한 솔향기 담아 미소로 반긴다


                      왕따 나무 한 그루 오름 어귀 서성이고
                      배부른 누렁소 아침 산책 한가로운 곳
                      옹이 진 푸르른 소망 성산포에 닻 올린다


                      병풍에 그려진 한 폭의 수묵화처럼
                      한라산 정겨움에 마음을 다 놓으니
                      굼부리 깊은 침묵은 아버지의 따스함


                      하늘이 있는지 별똥별 나르는지
                      한 치 앞도 바라보지 못했던 업보의 벽
                      인자한 아부 오름에서 나는 나를 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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