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1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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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 행패를 보다 못한 이재수와 많은 제주 도민들이 제주 성을 점
                 령하고 카톨릭교도를 죽인 난이다. 토착 신앙을 배척한 외래 신앙

                 과의 갈등이 폭발한 사건이기도 하다. 1월의 제주도 햇살은 따뜻했
                 다. 바람 한 점 없이 온화한 날씨 속에서 약 한 시간 정도쯤 마른 목
                 초 언덕과 소나무 오솔길을 걷다 보니 세상의 모든 근심이 다 사라

                 지는 듯했다. 좋은 풍광 속에서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
                 의 기쁨을 맛보는 순간이었다.

                   멀리 바람개비 발전기가 돌고 있다. 바람개비, 혼자서는 그저 피
                 조물일 뿐, 바람이 불어줘야 돌아가며 하나가 되고, 전기를 일으키

                 고, 사랑이 되고, 세상을 밝히는 바람개비! 날개 하나하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완전체 바람개비가 되는 이 아름다운 상상을 이

                 제야 하는 걸까. 아마도 좋은 사람들과 아무런 구속 없이 여행을 하
                 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그들 속에 마음을 내려놓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구름이 가득하다. 한낮의 화창함은 온데

                 간데 없다. 제주의 날씨는 아침저녁이 다르다 하더니, 그래도 좋은

                 구경 다 하고 돌아오는 길에 구름이 끼었으니 별을 보지 못하는 아
                 쉬움은 잊기로 했다. 구름 낀 하늘에서 섣달 보름달이 잠깐 눈인사
                 를 한다. 고마운 마음에 올려다보니 그 속에 사랑하는 가족의 얼굴

                 과 좋은 인연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조용히, 담담히 내 삶을 응원해
                 주는 이들에게 또 새로운 감사의 마음을 가지면서 내가 혼자가 아

                 니었음을 깨닫는 순간, “여보, 뭐 해?”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하는
                 여행의 말미에 가족애의 한순간을 느껴보는 행복한 시간으로 가슴
                 뜨거운 새해 첫 제주 여행이 되었다.






                                                            제1회 신인문학상 |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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