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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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아는 사람 없다

                 자유 평화는 사람이 하는 말
                 잔인한 저주도 사람이 하는 말



                 4)

                 구름이 오간다
                 낙엽이 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세월이 간다

                 세월의 무덤이 크고 작은 산이 되었다
                 산이 대지 위에 일어선다

                 다시 비가 온다



                 깃발이 펄럭이던 많은 날
                 패잔한 많은 일

                 산허리 등성이에 꽃이 핀다
                 사라진 전설은 꽃으로 남지만
                 아무도 그런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








                                                                 초대 작가 |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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