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5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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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단지 초대 교회라는 이유로 그들을 미화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들도
인간인지라 실수가 있고 부족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이 있었건 없었건 간에, 이러한 본문에서 초대 교회 성도들의
수준을 많은 한국 교회의 설교자들이 무시하고 조롱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 것은
매우 불쾌한 일입니다. 사실 이 본문은 우리에게 오히려 초대 교회 성도들이 얼마나
높은 수준의 신앙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보여 줍니다. 이것을 가지고 ‘믿음 없는
기도의 표상’으로 만들어 버리니 얼마나 통탄할 노릇입니까?
먼저 지적해야 하는 점은, 위와 같은 주장이 치명적인 오해 위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본문을 가지고 초대 교회의 성도들을 한 마디로 ‘기도해 놓고
기도의 능력도 믿지 않은 자들’로 치부해 버리는 것은 5절의 말씀을 자기의 이해
수준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에 베드로는 옥에 갇혔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더라.
왜 그들이 ‘기도했다’는 것을 보고, ‘베드로가 풀려나기를 위해 기도했다’고만
생각합니까? 이것이 소위 현재 한국 교회의 ‘수준’입니다. 한국 교회의 기도라는
것이, 늘! 하나님께 뭔가 필요한 것만 구하다 보니, 이런 본문을 보면 무조건
기계적으로 ‘어려움이 처했으니 어려움이 물러가기를 위해 기도했을 수밖에!’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왜 더 주님의 뜻에 맞는 기도는 생각하지 못합니까? 주님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기도의 본질은 하나님께 자판기에서 뭔가를
눌러 얻듯이, ‘하나님 이거 주세요, 하나님 이거 어려우니 해결해 주세요.’ 이런 것이
아닙니다. 제가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의 글에서도 썼습니다만(이 책 1번 참조),
성경이 그리고 있는 기도는 고매한 것입니다. 왜 그것을 자신의 기복적 수준으로
격하시킵니까?
본문은 성도들이 ‘베드로를 위해 기도했다’고밖에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이
베드로의 무엇을 위해 기도했는지 성경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베드로가 풀려나기를
위해서 기도했는지 또 다른 무엇을 위해서 기도했는지, 그것은 성경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 말을 듣고서도, ‘아니? 지금 옥에 사람이 갇혀 있는데 그럼
풀려나오기를 기도하지 뭘 기도해?’라고 말하는 사람은, 참으로 초대 교회 성도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