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2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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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고 않고는 피해를 당한 사람이 결정할 문제지, 자기가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이근안 씨의 문제도 생각해 봅시다. 고문 기술자였던 과거의 이력을 벗는 것은
‘하나님께만 회개하여 목사가 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 사람이
매우 경솔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뿐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피해를 받아 인생
전체를 망가뜨려 버린 사람들에게 평생을 돌아다니면서 사죄를 구해도 시원찮을
판입니다. 그런데 목사가 되어 누구를 가르친다고요? 경솔해도 너무 경솔합니다.
어디선가 이분이 집회를 가서 한 이야기도 읽었습니다.
(교도소 복역 중 어느 목사님이 자신을 만나러 와서) 한 달에 한 번
오겠다고 하면서 한 시간 (성경을) 가르치고 가더니 그 뒤로 몇 번 오더니
‘울분의 주먹을 풀어라, 안 그러면 세례 못 받는다’고 했습니다.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한 손엔 성경을 들고 한 손은 울분의
주먹을 쥔 건 사실이었습니다. 나는 빨갱이 잡기만 열심히 했는데 정권이
바뀌니 역적이라고? 임금이 바뀌니까 충신이 역적 되는 게 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나는 불만이었습니다. 그래도 반성을 했습니다. 나 자신부터
용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후 그 목사님에게 신학 공부 좀 하자고
했습니다…….
3)
위의 글을 읽어 보면 이근안 씨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고문한 것에 대해 전혀
회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어 역적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분이 났다고
했고, 그 분을 푼 방식도 ‘나 자신부터 용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학 공부를 했습니다.
제 주위에도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반병신이 된
사람이 있습니다. 그분의 아내 말을 들어 보면, 정신적 폐해 때문에 한참 동안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 놓은 사람은
아무런 제재 없이 목사가 되는 것이 기독교가 가르치는 교리일까요? 그렇게 혹독한
피해를 입혀 놓고서도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갚지 않고, ‘하나님께만’ 회개하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거저 용서해 주실까요?
3)
오마이뉴스(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8110
3174905624&p=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