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6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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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강박관념 때문에 본문 해석을 망치고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해 보는
것입니다. 술을 먹는 것을 옹호하느냐 아니냐의 문제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제가
이렇게 글을 쓴다고 해서 한국 교회 성도가 술을 먹어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대단히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본 글에서는 창세기 9장의 내용을 노아를 향하여 “술 먹고 실수한
늙은이” 취급을 하는 것의 부당함, 즉 이 본문을 도덕적으로 읽었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몇 가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이 글의 다음 글(57번)에서는 이 본문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를 성경의 용례를 따라 생각해 볼 것입니다.
1. 가장 먼저 노아에 대한 성경의 평가를 봅시다
우리가 제일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의아한 점은 성경이 이 부분에서 노아를
전혀 실수한 늙은이로 취급하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서 만약 노아가
실수한 것이었다고 한다면 성경의 어투는 노아를 책망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렇지 않습니다. 일차적으로 성경은 노아를 책망하는 말을 하거나,
하나님께서 이 일에 대해 어떤 죄를 전혀 묻지 않으십니다. 물론 성경이 언급하지
않는다고 책망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논리학적 모순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성경은 책망하지 않는 정도로 그치지 않기 때문에 이 주장도 설득력은 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하나님이 책망하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 사건이 일어난 후
노아가 25~26절에서 말하는 내용이 성경의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족장의 선지자적
선포”와 같은 형식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야곱이 열두 아들을 축복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겉으로는 족장이 아들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께서 그의 후손들을 어떻게 이끄실 것인지를 보여
주는 “하나님의 계시”입니다. 실로 25~26절의 말씀은 구속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구절입니다. 우리가 구속 역사를 기술함에 있어서 언약이란 대를 따라
계승되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실 계보가 아담으로부터 노아, 셈,
아브라함, 다윗의 차례로 점점 그 범위가 좁혀져 간다고 말할 때 이 구절은 노아의
후손들 중 셈의 후손에게서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실 것을 증거하는 중요한
구절입니다(예를 들면, 다윗의 후손으로 그리스도께서 오실 것을 말하는 중요한 구절은 “그
날에 이새의 뿌리에서 한 싹이 나서 만민의 기치로 설 것이요 열방이 그에게로 돌아오리니
그 거한 곳이 영화로우리라”[사 11:10]와 같은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