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8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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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주의 대상도 이상합니다
이것은 잘 풀기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의문을 제기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노아의 술 취함과 잠듦, 그리고 이것에 대한 함의 비웃음이 모두 “술 취한 사람에
대한 조롱” 정도의 도덕적 차원이었다고 한다면, 노아가 저주한 대상 역시
문젯거리가 됩니다. 왜 노아는 “정작 죄는 함이 저질렀는데, 그의 아들 가나안을
저주”합니까? 10장의 노아의 후손의 계보를 보면 함에게는 네 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10:6, 구스, 미스라임, 붓, 가나안). 가나안은 단지 이 함의 네 아들 중의
하나였습니다. 노아의 술 취함에 대해 도덕적으로 생각하도록 백번 양보한다고
할지라도, 왜 함이 한 잘못에 대한 저주가 가나안에게 가야 하는 것입니까? 이 역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4. 노아가 술을 마시고 잠들어 있었던 곳이 어디였는지를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노아가 술을 마시고 취하여 추태를 보였다.”는 점만 강조하기
때문에 성경의 이 부분을 간과합니다. 창세기 9장 21절은 우리에게 노아가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장막 안에서’ 벌거벗고 잠이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노아는
술을 마시고 대로변에 나가서 취하여 벗고 잠든 것이 아닙니다. 노아는 술을 마신
후 옷을 벗어 제치고 거리로 뛰어나가 술주정을 한 것이 아닙니다. 노아는 포도주를
마시고 자기 집에 들어가서 자기 집안에서 벗고 잠들었습니다. 술을 먹었건 무얼
했건, 아버지가 자기 집 안에서 벌거벗은 것이 무슨 죄가 됩니까? 요즘에도 건강을
위해 어떤 사람들은 맨몸으로 잠을 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 집 안에서
벌거벗었든 방한복을 껴입었든 그것은 자기의 자유입니다. 그것이 왜 비난받을 일이
됩니까?
게다가 정확한 정황은 아닐지라도, 창세기 9장 21절의 ‘그 장막’이라는 말은
원어상으로는 정확하게 ‘그의 장막’입니다. 영어 성경에도 ‘his tent’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아들들이 나중에서야 들어가 보았다는 사실과 이 단어로 유추해 볼 때,
아마도 노아와 아들들은 다른 장막을 쓰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비난할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노아가 술을 마시고 취하여 잠든 것은
도덕적으로도 아무런 하자가 없는 행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