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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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욥기만 보아도 분명히 사탄이 한 말이 나옵니다. 1장의 천상회의에서
하나님이 사탄에게 “네가 어디서 왔느냐?”(7절)고 물으시자, 사탄이 “땅을 두루 돌아
여기저기 다녀왔나이다.”(7절)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어떤 선교사님이 이 사탄이 한
말을 보고 ‘그렇구나! 선교란 땅을 두루 돌아 여기저기 다니는 것이구나!’라고
힌트를 얻어 이 말씀을 벽에다 붙이고, 거실에 내걸고, 기도 편지 문구에 넣어
여기저기 돌린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얼마나 황당한 일이겠습니까?
이와 같이 성경 말씀을 인용할 때는 전후 관계를 보고 해야 합니다. 누가 한
말인지, 어떤 상황에서 나온 말인지, 그 말의 본의는 무엇인지 말입니다. 그것이
없이 그냥 보기에 좋아 보인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인용하는 것은 어리석고 위험한
일입니다.
이제 이런 내용을 전제한 후에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의 본문을 보도록
합시다. 이 말은 누가 한 말입니까? 하나님이 하신 말씀입니까? 욥의 말입니까?
우리가 이 말을 통상적으로 사용해도 하자가 없을 사람이 한 말입니까? 욥기 8장의
내용은 분명히 ‘수아 사람 빌닷’ 즉, 욥기에 등장하는 욥을 비난하는 세 친구 중 한
사람이 한 말입니다.
네가 어느 때까지 이런 말을 하겠으며 어느 때까지 네 입의 말이 거센
바람과 같겠는가 하나님이 어찌 정의를 굽게 하시겠으며 전능하신 이가 어찌
공의를 굽게 하시겠는가 네 자녀들이 주께 죄를 지었으므로 주께서 그들을 그
죄에 버려두셨나니 네가 만일 하나님을 찾으며 전능하신 이에게 간구하고 또
청결하고 정직하면 반드시 너를 돌보시고 네 의로운 처소를 평안하게 하실
것이라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2~7절).
이 말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아시겠습니까? 단지 하나님이나 욥이 말하지 않았고,
빌닷이라는 다른 사람이 말했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 문제가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욥기 전체에서 ‘욥의 주장’과 ‘친구들의 주장’ 중
누구의 주장이 ‘옳은 주장’이고, 누구의 주장이 ‘그른 주장’인지 알고 봐야 합니다.
욥기는 전체가 욥과 욥의 친구들의 말이 번갈아 나오기 때문에 어느 것을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많습니다. 만약 빌닷의 말을 하나님이
‘틀렸다’고 하면 어떡하겠습니까?
이를 살피기 위해, 하나님은 누구를 의롭다 하시는가를 제일 먼저 생각해 봅시다.
욥기 전체를 읽는 대단히 중요한 키(key)가 이것입니다. 우리가 욥기를 처음 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