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1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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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된 자의 자세를 말씀하고 있는 것인가
하나님이 이르시되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 3:5).
모세가 40년간의 고된 나그네 생활을 하고 있었을 때, 어느 날 하나님의 산
호렙에서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 임재하신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이때 하나님이
이 떨기나무 불꽃을 보고 다가오는 모세를 향하여 하신 말씀이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는 말씀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는 식당을 하셨는데 가게에 빨간색 카세트가 있었습니다.
한참 어머니께서 교회 생활에 재미를 붙이시고 있던 때라 손님이 없을 때 혼자서 그
카세트로 찬송가도 들으시고 설교 테이프도 들으시고 그러셨습니다. 그때 저는
초등학생이었지만, 그때 어머님이 자주 들으셨던 설교 테이프 중에 “네 발에 신을
벗으라.”도 있었습니다. 자주 들으셨기 때문에 방안에 굴러다니던 테이프의 표지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때 그 설교를 하셨던 목사님이 누구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여러 번 들었기
때문에 내용은 잘 기억합니다. 그 설교의 본문 접근 방식을 지금 생각해 봐도
오늘날 교회에서 많은 목사님들이 해석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이 본문에 대한 보편적인 해석은 “신을 벗는다는 것은 종 된
자세를 의미한다. 당시에 노예들은 신을 신지 않았기 때문에 신을 벗는다는 것은
노예와 같이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입니다. 보통 목사님들이나 부흥사들은 이
해석을 근거로 성도들에게 종 된 자세를 요구하거나, 하나님 앞에서 삶을 강조하는
동기로 삼습니다.
하지만 이런 해석에는 함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수많은 성경
연구자들과 신학자들, 설교자들이 빠져 있는 치명적인 함정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성경을 잘 해석하기 위한 방편으로 생각하고, “세련된 방법론”으로 여겨 강의를
하거나 설교를 할 때 이런 식의 해석을 하는 것을 소위 “좀 있어 보이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 현대의 풍토입니다. 실제로 신학교에서도 동일하게 가르칩니다. 저는
이것을 한 마디로 “신학이 고고학의 시녀가 된다.”라고 표현합니다.
무슨 뜻인지 본문을 통해 설명을 하면 이렇습니다. 성경에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를 “종 된 자세를 갖추라.”는 의미로 해석을 하려면,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