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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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앞부분의 내용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읽고 알고 있는 본문이라 다른
성경들에 비해 본문에 대한 생각들도 다양한 듯합니다. 예를 들자면 나훔이나
오바댜에 있는 어떤 구절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별로 궁금해하지 않는 것이, 그 내용
자체를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창세기의 앞부분에 있는 이야기들은 그나마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본 내용들이기 때문에 관심도 많고 이에 대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인과 아벨이 제물을 드린 것에 대해서는 참 다양한 생각들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본 글에서는 이런 주장들 중에 가인과 아벨이 제물을
드렸는데, ‘무엇을 드렸느냐’에 초점을 맞춘 해석이나 설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에서
접근해 보고, 더불어 이 본문에서 나타나는 기타 다른 여러 가지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종류의 해석들은 보통 하나님이 제물을 받으셨느냐, 안 받으셨느냐의
이유를 그들이 드린 ‘제물의 종류’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아벨은
‘양을 잡아’ 드렸으므로 즉, 희생제사를 드렸기 때문에 하나님이 받으셨고, 가인은
‘곡물을 가지고’ 제사를 드렸으므로 즉, ‘피가 동반되지 않은 제사’였기 때문에
하나님이 받지 않으셨다고 주장합니다.
일견 이런 해석은 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제사는
항상 그리스도의 피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강조점을 둡니다. 제사란 항상
그리스도의 피를 동반해야 하는 것인데, 가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설명을 확장하게 되면,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때는 그 방법이나 순서에
있어서도 철저해야 한다’고 하는 데까지 나아가게 됩니다.
물론 이 주장은 옳은 것입니다. 우리는 예배를 드릴 때 그리스도의 피를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때는 방법이나 순서에 있어서도
철저해야 합니다. 이 주장에는 잘못된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본문이 과연 그것을 지시하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경을 공정하게 다룬다는 것은, 설령 그 주장 자체는 진실이라고
할지라도 근거 본문이 틀린 것이라면 그 주장 역시 설득력을 잃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자면 ‘사랑하라’가 성경적 진리라고 해서 봉사를 가르치고 있는
구절을 들어 놓고, 그 본문을 설교하면서 ‘사랑하라’고 가르치면 그 사람은 성경을
공정하게 다루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는 ‘틀린 해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