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구원이란 무엇인가-김세윤
P. 16
론적으로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선포된 구원을 구원론적으로 표현했을 때 믿음을 설명
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믿음의 본질은 선포된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
그러면 이제 구원론적인 방법으로 복음을 정의하고 믿음을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지금까지
우리는 믿음의 본질을 다루었습니다. 믿음의 본질은 선포된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예
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해 죽고 부활했습니다.” 이것이 선포된 복음인데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하나님의 구원 사건을 덕(德) 입는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를 위해’라는 우리말
표현은 한 가지 의미밖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즉 ‘우리에게 이득을 가져오기 위해’라는 뜻입니
다. 그런데 이 부분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for us)이 갖는 의미와 마찬가지로 희랍어에서는
적어도 세 가지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즉 우리 대신에, 우리의 대표로, 그리고 우리에게 이득
을 가져오기 위해서입니다.
흔히 ‘대신에’와 ‘대표’라는 말을 혼동하여 사용하는데 정확하게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
다. 대표라는 말은 한 사람(one) 대 모두(all)로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모든 사람을 한꺼
번에 대표하셨다는 뜻입니다. 또한 내가 죄인이기 때문에 내가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되어서 벌
받을 상태에 있었는데 예수님이 내 대신 벌을 받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인류가 45억 명
이라면 45억 번 돌아가셨습니까? 그렇지 않고, 죄인을 대신하여 죽으시되 한 번에 모든 사람
을 대표해서 돌아가셨습니다.
이 두 개념을 합치면 ‘내포적 대신(inclusive substitution)’이라는 개념이 성립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신적 죽음, 대표적 죽음이 ‘내포적 대신’이라는 말로 종합될 수 있습니다. 그래
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의 죽음은 내포적이요 대신적 죽음입니다. 우리 각자를 대신하
되 자기 안에 내포하는 것같이 대신합니다. 좀더 자세히 살펴봅시다.
예수님의 죽음의 ‘대신적 성격’은 죄 없으신 예수님이 우리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벌을 받고
우리의 죄가 초래한 죽음을 우리 대신 감당하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의 ‘대표
적 성격’은 그의 죽음에서 예수님이 우리를 대표해서 원칙적으로 (하나님의 결정에 의하면) 우
리의 죽음이 그의 죽음 안에 내포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고후 5:14). 예수님의 죽음의 두
성격, 곧 대신적이요 대표적 성격은 ‘내포적 대신’이라는 개념에 의해 종합됩니다. 곧 예수님
의 죽음은 그 자체 안에 우리의 죽음을 내포합니다. 죄 없으신 예수님이 우리 대신 우리 처지
에 서서 돌아가셨고 우리를 위한 대표적 죽음이기에 예수님의 죽음은 그 안에 우리의 죽음을
내포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복음을 진리라고 받아들이면, 하나님의 결정에 의하면 우리 모두 그리스
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하신
객관적 구원 사건입니다. 믿는 이들은 믿음으로 이 구원 사건을 자신에게 적용하여 효력을 발
생하게 합니다. 다시 말해, 믿음으로 믿는 이들은 예수님의 죽음이 그들을 위한 대신적이요
대표적 죽음이라고 곧 그것이 자기들의 죽음을 내포하는 것이라고 인정함으로써 개개인이 그
의 죽음을 효과적으로 자기 자신의 죽음으로 만듭니다. 그래서 효과적으로 그의 죽음이 우리
의 죽음이 되게 합니다. 바울은 이와 같이 믿음으로 스스로를 자신의 대신이고 대표인 예수님
과 그의 십자가의 죽음에 하나 되게 한(연합되게 한) 자를 가리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또는 그리스도 안에서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또는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했다고 말합니다(롬
6:3–11).
다른 말로 하면 우리의 내포적 대신인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대신하되 어떻게 대신하느냐
하면 우리가 그의 안에 곧 그의 죽음과 부활 안에 내포되도록 대신합니다. 이래서 믿음은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