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교화연구 2021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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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여러 부분에서 인식이 변화되고 열리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요즘은 전수

               님들 사이에서 생머리도 허용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든지 전수님들도 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 기술을 배우거나 공부할 수 있어요. 그리고 지금 이 시대는 마땅히 그래야만 합니다.

               종단 전체 구성원이 열린 마음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정사·전수님, 신교도 할 것 없이 모두가 밖으
               로 나가야 합니다. 배우고 활동하면서 외부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접촉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화하고
               전도해야 합니다. 심인당에서 누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다간 우리는 말라죽을 거예요. 불필요한

               제약으로 스스로를 옭아매지 맙시다.


               ◌  육행 : 전수님의 역량강화 이전에 이런 문화를 개선하고 극복하는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이해
               가 먼저 필요합니다. 전환되고 개방된 분위기에서 전수님들의 활동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하
               고요.

               그리고 정사님들이 가진 전수님에 대한 고정관념 또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수님에게 주어진
               수많은 편견 또한 전수님들의 역량을 저해하고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제약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수님이 희사금 관리를 하면 희사를 안 하게 된다거나 심인당 희사금

               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말이 마치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다. 전수님이 희사금 관리를 하는데 왜 희사
               심이 없어지고 희사금이 떨어지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종조님의 이원사상처럼 정
               사님과 전수님은 조화를 이루고 협업을 원활하게 잘해야 심인당이 발전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가 잘하는 바가 있으니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면 안 될까요. 전수님이 계산이나 숫자에 명석하
               면 장부를 관리하면 되고, 설법을 잘하시면 신교도들을 위해 좋은 설법을 전할 수도 있습니다. 정

               사님도 꽃꽂이든 정리정돈을 잘하면 심인당을 꾸미면 되고, 염송을 잘하신다면 수행에 더 집중하
               시고 전수님에게 바깥일을 맡길 수도 있습니다. 왜 전수님은 항상 심인당을 지켜야만 하고, 정사님
               은 바깥 일만 보셔야 하는 겁니까? 전수님들 각자의 개성과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더욱 밝게 열

               어갈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요.



               ◌  단시 : 여성은 종단 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으로 불평등 속에 살아왔습니다. 그것
               은 모두가 인지하는 사실입니다. 우리 종단은 갈수록 인적 자원이 메말라 가고 있고, 종단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더욱 소중해지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종단 구성원의 반을 차지하는 전수님에 대

               한 새로운 인식과 가치평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재가불교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종단 내에 전수님에 대한 유리천장(여성이
               겪는 사회적 불평등을 은유한 단어)과 그로 인한 종단의 인적 손실을 이런 시각에서 연구할 필요

               도 있고, 이런 연구와 더불어 종단 구성원 전체의 공감과 이해를 끌어내는 토론과 대화의 장도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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