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오산문화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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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VOL. 66 osan culture
기다려도 좋다고
공란식
외롭다는 독백을 하지 않아도
그렇치 않을 시간들도 내게 오면
왜냐고 물어 보고 나그네 처럼 갑니다 어떻게 답을 줘야 하는지
무인도에 표류한 낙오자처럼요
아니겠죠
그런 일도 그런 내색도 없는 내게 왜 쓸쓸해 보이네요
이렇게 포즈를 취한 이유일겁니다
나는 한해살이 살다가 때를 기다릴 뿐인데
여러분들의 수많은 세월의 자국들에 비하면
그럴만 하겠죠
하지만 정녕 외로움도 곁에 없습니다
간혹 툭 계절의 변화로 인해 변신을 해야 하는 간절기 때에는 저도 정신 없이 성장통을 겪기도 하지만
생을 이어 가노라면 통과 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한차례 제가 떨어져 나가면 여린 가지들이 슬퍼 하겠지만
잠시의 이별이지요
내가 머물고 있던 자리에 내 모습 같은 이파리들이 가지위에 돋아 있을테니
순환의 법칙
그래서 외롭지 않다고 할께요
나를 보는 길손
당신도 살다 떠난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삶을 반복 할것입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절로 다가서는 시간들
우리 그냥 태연히 마중해요
그래도 좋은 지금이 있으니
약력 경기도 오산 출생.
수필가
1996년, 〈문예한국〉수필 신인상 데뷔
『짧은 이야기 긴 여운』 외 수필집 3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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