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오산문화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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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VOL. 66 osan culture
적지가 어딘지를 아는 것.”이라고 했다. 진로에 대
한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2017년 3월 한국대학신문에 기고된 4140명의 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와 취업관련 설문조사 결
과에 의하면 대학생 10명 중 9명은 대학 진학 시
진로와 직업을 고려해서 입학했지만, 스스로에 대
한 정보가 부족해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
“나의 능력과 역량에 대하여 잘 모르겠다.” 다음으
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하는 것이 무엇인 로 “나의 흥미와 적성에 대하여 잘 모르겠다.”였는
지 찾을 수 있도록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 데 이 두 가지 5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진로나
를 주고, 가르친다. 실제, 아이들에게도 어린 시절 직업에 대해 많은 정보는 있지만, 그것을 자기 것
부터 세상의 다양한 경험적 자극을 주는 것은 성 으로 정리하고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장에 도움이 되며 권장할 만한 일이다. 다양한 경 부족했음을 의미한다. 수많은 직업체험과 다양한
험을 통해 아이는 세상을 이해하는 자기만의 눈을 정보는 자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 위에 단단해질 수
기르고, 자신을 탄탄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 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
지만 그 경험이 아이의 시각과 성장 속도를 고려해 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접어두
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어른의 시각에서 마련된 고,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부분만을 고려하여 결정
획일적이고 효율성만을 따지는 교육을 통해서라면 한다.
그건 별개의 문제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진로는 “앞으로 나아갈 길”
아이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과 어른의 눈으로 볼 을, 직업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
수 있는 것은 차이가 있다.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 어른의 잣대로는 하찮게 여겨질 수도 있지
만, 그 시기의 아이들에게 통과의례처럼 필요한 과
정일 수 있다. 또한, 자칫 아이가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하게 되면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세
상에 대한 적대감이나 무관심으로 바꿔버릴 수도
있다. 천천히 서두르지 않을 때 비로소 볼 수 있는
것이 있는 것은 따로 있다. 메이벨 뉴컴버는 “문제
는 목적지에 얼마나 빨리 가느냐가 아니라, 그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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