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오산문화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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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








           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
           하는 일”을 의미한다. 즉, 진로라는 길 위에 직업
           이라는 여정이 있는 것이다. 내가 부산에 가야 하

           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도보로 여기저기 둘러
           보면서 가는 것이 좋은지, 비행기를 타고 바로 가
           는 것이 좋은지 결정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직

           업이 세분화, 다양화되며, 과거의 직업들이 사라지                  충분한 지지가, 부모에게는 아이를 기다려 주기 위
           고 이제까지 생각지도 못한 직업들이 등장하는 때                   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에는 더욱 진로가 중요하다. 많은 진로 학자들이                   처음 시작하는 것은 무엇이든 서투르다. 유아기와
           진로를 생애적 관점에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동기를 거치며 모방을 통해 학습하고 배우던 아
           앞서 스스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대                   이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자신이라는 것을 만

           학생들의 조사 결과는 진로를 제대로 세우지 않고                   들어가는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다양한 시행착오
           현실적인 직업 찾기에만 몰두한 결과가 아닐까?                    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부모들이 보기에는 쓸데없는
           그렇다면 진로를 세우는 작업은 어떻게 하는 것이                   시간 낭비로 보여, 이 시간에 훨씬 아이에게 유용
           좋을까? 이는 자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바탕이                   한 것을 가르치길 희망한다. 때로는 그 시행착오와

           되어야 한다. 스스로 즐거운 것이 무엇인지, 어떤                  좌절이 걱정되어 모든 결정을 부모가 내리고 따라
           것을 할 때 잘 몰입할 수 있는지, 나의 장단점 등                 주기를 바란다. 진로와 직업을 결정할 때도 아이의
           을 생각해 보고, 어떤 삶을 살 때 행복을 느끼는                  의견보다는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다.”, “아직 어
           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려서 너는 잘 모른다.”라는 말로 아이에게 강요한

           는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과 부모의                   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지금의 세상과 아이가 살
                                                        아갈 세상은 같을 수 없다. 상황에 맞게 옷을 갈아
                                                        입듯 진로나 직업도 바뀌는 것이 더 보편적인 사회
                                                        가 오고 있다. 그런데도, 진로나 직업을 미리 정해

                                                        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보다 오히려 사회가 빚어낸 분위기로 인해 불
                                                        안해진 부모 마음 때문은 아닐까?



                                                        약력  교육학 박사. 한국상담학회, 한국상담심리학회 회원
                                                            현재  용인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 근무
                                                                    국제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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