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오산문화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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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










           진로와 직업 이야기



            글 _ 노은영



                                                  얼마 전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다급한 목소리로 회원가

                                                  입을 해야 한다며 나를 불렀다. 몰래 게임을 하며 다져진
                                                  내공(?)이 있어 회원가입 정도는 쉽게 하는 편인데, 내가
                                                  도와주어야 하는 회원가입은 뭘까 궁금해 하며 방으로 들
                                                  어서자 나에게 알림장을 내밀었다. 잡월드에 견학을 가는

                                                  데 직업적성검사도 하고 직업체험도 신청해야 하는데 선착
                                                  순이라 급한 마음에 나를 재촉한 것이다. 회원가입을 도와
                                                  주고 난 후 아이와 함께 직업체험에 관해 여러 가지 살펴보
                                                  았다. 정말 다양한 직업군을 체험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직업에 관해 배우는 게 신기하고 놀
                                                  라웠다. 다양한 정보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는 아이
                                                  들이 부럽기도 한 한편,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직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힘들어 보였다.




           어린 시절 나는 주변에서 “꿈이 뭐야?”, “커서 뭐 되고 싶어?”라
           는 말을 들으면, 그 당시 선망의 대상이나 책에서 본 위인을 떠올
           리며 대답을 했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주 어릴 적
           에는 ‘화가’, ‘간호사’ 좀 더 커서는 ‘선생님’, ‘교수’, 사춘기가 한창이

           던 시절에는 지금은 이해할 수조차 없는 ‘연기자’라는 꿈까지 들
           먹였었다. 그 당시 나에게 꿈이란 무언가 준비되고 계획된 것 없
           이 막연한 바램 같은 것이었고, 그런 탓인지 구체적으로 찾아보
           고 알아보고 할 만한 진로가 세워진 건 대학 진학 후였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많은 부모가 초등학교부터 아이의 진로를
           정하려고 노력한다. 정확하게는 직업을 정해주려고 노력한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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