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6 - 오산문화총서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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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실이를 피접시키려 한다. 그러나 옹구네가
중간에서 강실이를 납치함으로써 상황은 예
기치 않은 국면으로 치닫는다. 여기에 이씨
문중의 노비인 침모 우례에게는 상전의 피가
흐르는 아들 봉천이가 번뜩이는 비수처럼 성
장해 가고, 청암부인의 묘에 투장을 했다가
덕석말이를 당한 당골네의 원한도 무서운 똬
혼불문학관. 사진 차상현
리를 틀게 된다. 일제강점기에 계급적 모순
을 인식하고, 그것을 타파하려는 강모의 사
촌형들인 강호와 강태도 강력한 전운을 드리
우며 위기감을 고조시키는데…. 작가는 이야
기 사이사이에 소설의 본 줄기보다도 더 정
성스럽게 당시의 풍속사를 아주 정교같이 묘
사하고 있다. 첫 장면인 혼례의식을 비롯해
즐거운 표정의 인문기행팀. 사진 차상현
서 연 이야기며, 정암부인의 장례식, 그리고
유자광이나 조광조, 새로 쓰는 백제사의 이
야기도 돋보인다. 여기에 조왕신의 습속이
나 복식에 대한 묘사, 윷점이야기 같은 내방
의 섬세한 면면들도 감탄과 찬사를 이끌어
낸다. 만주 봉천땅의 구체적인 지리묘사라
든지, 사천왕의 긴 이야기도 사물에 대한 안
목을 새롭게 키워주는 대목이다. 작가가 암 최명희 작가에 대해 해설사로부터 해설을 듣고 있다.
사진 차상현
으로 사망하는 바람에 미완성의 작품이 되었
다.
현지 해설사로부터 광한루에 대해 해설을 듣고 있다.
사진 차상현
284 남경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