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祭)”고 전한다. 또한 이능화(李能和· 1869~1943)는 『조선무속고(朝鮮巫俗考)』를 통하여 “금성신당
                  (錦城神堂)은 대표적인 음사다. 무녀들이 떼 지어 모여들어 굿이 끊이지 않았다. 또 우리 조선의 풍속

                  에 산신에 대한 제사를 도당굿(都堂祭)이라 하는데 이 역시 무녀를 써서 신을 모시는 것으로, 이것은
                  고려시대의 금성신당에서 유래하는 것”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도당굿이 고려시대에도 있었음을 밝히

                  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도당굿은 조선시대에 의식이나 장단, 춤 등이 발전되어 정형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경기도당굿이 유지되어 온 것은 이규경의 기록에서 보듯이 호환 등 재앙으로부터 마

                  을을 지키고, 도당굿의 절차 중 하나인 손굿(또는 손님굿 : 손님은 천연두를 가져오는 신을 말함)에서
                  처럼 의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질병에 대응하려는 데 있었다. 더불어 마을의 공동체적 일체감과

                  유대감을 높이는 것도 도당굿의 중요한 기능으로 도당굿이 축제의 형태를 갖추게 했다. 이러한 경기
                  도당굿은 조선시대를 거쳐 일제강점기에도 경기 남부지역 큰 마을에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1950년 한

                  국전쟁과 1960,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기점으로 급격히 쇠퇴하게 된다.
                    우리나라 무속의 큰 특징은 북부지역에는 강신무(降神巫)가, 남부지역에는 세습무(世襲巫)가 마을

                  굿과 집굿 등을 진행한다는 데 있다. 특히 경기도는 우리나라 북부와 남부를 가르는 경계로 경기도
                  당굿도 한강 이남과 한강 이북의 굿 절차와 내용, 연행방식이 다르다. 한강 이북의 경기도 지역은 강

                  신무가, 한강 이남의 경기도 지역은 화랭이 또는 ‘산이’라 부르는 남자무당이 도맡아 연행한다. 경기
                  도 외에 다른 지역에서 세습무 화랭이의 역할이 보조적인 데 비해 경기도당굿에서는 화랭이의 역할

                  이 절대적이다. 경기도당굿에서 화랭이는 무가와 음악뿐만 아니라 직접 굿거리를 연행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강신무와 세습무는 무당의 입무(入巫) 과정에서부터 구별된다. 강신무는 대체로 무

                  병(巫病) 또는 신병(神病)을 겪고, 내림굿을 받은 무당을 지칭하는데 중부와 북부의 전통적 강신무를
                  박수류라 한다. 세습무는 대대로 굿의 절차 및 내용을 학습한 무당을 말한다. 우리나라 남부의 세습

                  무를 호남은 단골 또는 당골, 영남은 무당, 제주도는 심방이라 부르는데 경기도당굿의 화랭이가 대표
                  적 세습무라 할 수 있다. 경기도당굿은 굿거리나 명칭이 무당이나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

                  지만 당주굿, 부정굿, 도당모시기, 돌돌이, 장군잡기, 시루말, 제석굿, 신장굿, 본양굿, 별상, 터벌림,
                  군웅굿, 도당모시기, 중굿, 뒷전 등 크게 14거리로 분류된다.

                    1980년대는 한국사회에서 전통문화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활발했던 시기라 할 수 있다. 무속 분야
                  에서도 경기도 부천 장말 등 몇몇 마을에서 중단되었던 경기도당굿을 재개하였고, 학계의 관심도 커

                  서 많은 학자들이 경기도당굿을 연구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활약하던 주요 화랭이는 이용우·조한
                  춘 등이었다. 오산 출신 화랭이 이용우는 1987년 88세로 타계하고, 1990년 조한춘과 이용우의 제자

      오산시사        ‘미지’ 오수복이 기예능보유자로 선정되며 경기도당굿은 국가무형문화재 제98호로 지정되었다. 그러
                  나 20세기 들어 경기 남부지역 굿판을 휩쓸며 수백 년간 전승되어온 경기도당굿을 이끌어온 대표적

                  화랭이는 이용우라 할 수 있다. 화랭이 이용우의 타계로 경기도당굿은 자료 속에서 그 원형을 확인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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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뿐이다. 특히 화랭이 가계에서 전해 내려오는 예술성 높은 무가와 무무, 치국잡기 마달 등은 거의 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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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끊어졌다고 할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경기도도당굿보존회’가 만들어졌으나 기예능
                  보유자 조한춘·오수복의 타계로 전통적 방식으로 치러지던 도당굿도 현재는 더욱 형식화되어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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