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5 - 제6권
P. 265
고, 경상도 재인 중에서 팔도 공원 겸 본도 대방을 맡고, 강원도 재인 중에서 팔도 공원 겸 본도 대방 263
을 맡고, 황해도·평안도·함경도 3도는 모두 업무와 색장(色掌)을 맡아 각각 본도 대방의 맡은 바와 구비전승
각각이 맡은 바를 삼망(三望)을 갖추어 권점을 얻은 자로 정하라.”고 하여 전국 재인청 조직을 호조에
서 관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충청도 재인이 팔도재인의 도대방 겸 도산주를 맡고, 그 밑에 · 민속
경기도 재인이 우산주를, 전라도 재인이 좌산주를 맡아 재인을 통솔하였다. 경상도 재인과 강원도 재 · 경기도당굿과
인은 그 아래 직위인 도공원(都公員)을 맡았고, 함경도·평안도·황해도 재인은 도색장(都色掌)과 도
장무(都掌務)의 최하위 직책을 맡아 충청도를 중심으로 경기도와 전라도 등의 재인청이 전국 재인들
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기재인청 도산주를 맡았던 이종만이 1930년대에 재인청
경기재인청
이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에 있었다고 말한 증언과 같은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재인을 구성
하는 중요 집단인 무부들의 역할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24년 갑신년에 호조에서 발급한 이 완문은 당시 재인청 조직 운영에 불만이 있는 재인들의 진정 / 성씨
에 의해 호조에서 재인청 조직을 정비하라고 지시한 문건으로 보이는데 완문 뒷부분에 진정한 재인 · 인물
들의 명단이 기록돼 있다.
갑신 5월 완문 손훤출(孫喧出)·김난득(金難得)·이봉국(李鳳國)·임춘학(林春鶴)·송인영(宋
人英)·고수관(高壽寬)·하은담(河殷潭) 등 처분.
이 명단에 나와 있는 재인들을 보면 당대에 이름 있는 판소리 명창이다. 특히 고수관(1764~1849)
의 경우 조선시대 후기 8명창에 속하는 중고제 명창으로 현재 충남 서산시 해미 생가터에 기념비와
기념공원이 조성돼 있다. 또한, 호조에서 재인들에게 갑신완문을 보낸 지 3년 후인 1827년(순조 27
년) 11월 충청도 청양에서 갑신완문을 보관하고 있던 송일문(宋日文)이라는 재인이 공주의 감영에 속
한 공인(재인의 다른 말) 박응선(朴應善)·최성윤(崔聖潤) 등에게 완문을 빼앗기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에 팔도재인 40여 명이 빼앗긴 문서를 돌려받기 위해 연명을 해 좌포청(左捕廳)에 진정을 하게 된
다. 이 문서의 명칭을 ‘팔도재인등등장(八道才人等等狀)’이라 하는데 정해년에 소지를 접수했다 하여
‘정해소지’라고도 부른다. 이때 ‘정해소지’에 연명한 재인은 우리나라 판소리사에서 명창으로 거론되
는 염계달·송흥록·김계철·고수관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렇게 판소리 명창들이 갑신완문과 관
계되었다는 것은 판소리 명창들도 재인청에 속해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