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전시가이드 2024년 08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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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  문의 0
                                                                                         10-6313-
                                                                                               7
                                                                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cr
                                                                          ar
                                                                           t1004@hanmail.ne
                                                                전시
                                                                   보도
                                                                     자료는






























            돋고 단풍도 들며 시선을 멀리할 필요도 없이 코앞에서 사계절 변화를 시시콜       있는 것이 아닌가. 감탄사마저도 내뱉지 못하고 관람자들은 놀란 눈을 떼지
            콜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한가할 틈도 없이 까치도, 이름 모를 새도 놀다 가는    못한 채 시간만 또르륵 굴렸다.
            놀이터라 부모님께서는 이를 완상하느라 심심할 겨를이 없다 하신다. 더구나
            종종 관찰하지 않으면 모를 일도 알게 해준다.                       해가 비추고 바람이 잠잠하니 아래서 위로 다시 몸을 돌려 ‘치이이이~’ 한낮의
                                                            고요를 깨뜨리기 시작한다. “고것참, 어떻게 고 작은 것이!”를 연발하시는 어
            더위도 더위지만 예기치 않은 비가 내리던 어느 날이다. 이날도 아침부터 뙤       머니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으셨다.
            약볕이 이글대는 나뭇가지 위의 수매미들은 짝을 부르며 애달아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아침 먹잇감을 구하러 나선 새에게 찍혀 ‘찌직~’ 소리를 내며 날      사람뿐만 아니라 어떤 미물이라도 생존본능은 다 갖고 태어난다. 관심을 기울
            개를 파닥이다 이승을 하직하고 만다. 그 통에 바싹 붙어 있던 매미는 ‘쌔액~’    이지 않으니 모르는 것이고, 말하지 못 하니 하찮다 여겨 무시할 뿐이다. 불가
            소리도 급히 삼킨 채 얼어붙어 꼼짝달싹도 못 한다. 안타까운 마음에 어머니       에서 살생을 금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도 인간의 잣대
            께서 창문을 열고 “야아~. 도망 가!”라고 소리치며 손을 휘두르시곤 어쩌다 보    일 뿐이다. 서로의 존재가 작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니 새 밥 먹는 걸 방해 했다며 민망해 하신다. 그런데 뒤이어 더욱 놀라운 광     생리임을 잊지 않아야 함이다.
            경을 보게 될 줄이야.
                                                            그런데 매미의 지혜라도 빌리고픈 요즘이다. 곧 닥쳐올 재앙을 말하면서도
            점심 무렵 먹구름이 하늘을 서서히 뒤덮더니 갑자기 후두둑 쏟아지는 거센 빗       멈추지 못하고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들이다. 원전에서 나온 오염수를 아무
            줄기에 창문을 닫아야만 했다. 잠시 후 가늘어진 비에 다시 창문을 여니 세상      렇지 않게 방류하고, 양식을 생산할 농토에 콘크리트 고층 건물을 무턱대고
            에나! 비가 내리기 전까지 가지 위에서 밋밋한 곡조로 끊임없는 세레나데를        올린다. 처치곤란으로 쌓여가는 쓰레기 옷들과 일회용품들이 세상을 오염시
            열창하던 매미들이 아래로 위치를 바꿔 거꾸로 오종종 매달린 채 비를 피하고       켜도 모르쇠다.

                                                            한 철 가열 찬 삶을 살다가는 매미의 태도를 보라. 자연을 누리지만 비켜갈 줄
                                                            도 안다. 지혜를 발휘해 자신의 터전인 자연과 맞서지 아니 한다. 섭리에 순응
                     •《한맥문학》 신인상 등단(1994)
                     •광주문협 회원                               하다 흙으로 돌아간다.
                     •.전남일보 작가에세이 연재
                     •《광주문학》 편집위원(現)                        어제보다 더 달아오른 땡볕에 매미소리 요란하다. 닫힌 귀 활짝 열어라. 통찰
                     •무등산 10회 문학 백일장 수상                     하라 외친다.
                     • 《월간 전시 가이드 쉼터》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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