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2022년 03월 전시가이드
P. 46

박광혁 컬럼































        테오도르 제리코, <편집광 환자 시리즈








         정신질환자들을 그린 그림들 (1)                             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프시케가 몰래 준비한 촛 불의 빛으로 남편의 잠자는

        힐링의 힘                                           모습을 보다가 그만 촛농이 떨어지는 바람에 들키고 말지요. 큐피드는 절대 자
                                                        신의 얼굴을 보지 말라는 약속을 위반한 프시케의 행위에 화가 나서 사라졌습
                                                        니다. 프시케는 남편을 찾아서 각지 를 떠돌아다니는 중에 비너스에게 잡혀서
                                                        여신으로부터 여러 가지 난제 를 부여받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렀을 때, 큐피
        박광혁 (내과 전문의)
                                                        드에게서 구원을 받습니다. 그후 둘은 주피터의 중재로 비너스에게 허락을 받
                                                        아서 정식 부부가 되었 습니다. 래는 역사, 문학, 신화 등 다양한 주제로 사람들
        헨리에타 래는 1859년 런던 해머스미스에서 공무원인 어버지 토마스 래와        에게 희망을 주는 그림을 그린 화가입니다. 특히 <램프를 든 여인>은 사람들
        펠릭스 멘델스존의 제자였던 어머니 앤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 녀에게         에게 위안을 주 고 세상의 빛이 되는 그림으로 오랫동안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는 3명의 형제와 3명의 자매가 있었지요. 래는 13세에 공식적으로 미술 공부
        를 시작했으며, 퀸스퀘어 예술학교와 해덜리 미술학교에서 학 교 최초의 여        힐링의 힘
        학생이었습니다. 1884년 그녀는 화가이자 왕립예술아카데미 의 동료 학생인       정신질환자들을 그린 그림들 (1)
        어니스트 노르만드와 결혼했지만, 그때 당시 그녀는 매년 왕립 아카데미에         프랑스의 남부 도시 몽펠리에에 가면 파브르 미술관이 있습니다. 우리 가 잘
        서 자주 출품하면서 예술가로서 명성을 쌓기 시작했기 때문에 결혼하면 남         아는 곤충학자 파브르가 아니고, 프랑스의 화가 프랑수아 파브르가 1825년에
        편의 성을 따르던 관습을 어기고 결혼 전의 이름을 지 켰던 것이 당시로 보       자신이 수집한 작품들을 몽펠리에시에 기증하여 설립된 미술 관입니다. 이곳
        면 이례적이었습니다.                                     파브르 미술관에 제리코의 <발과 손 연구Study of Feet and Hands>라는 작
        래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1893년 세계 컬럼비아 박람회 에서       품이 있습니다. 아마도 제리코가 메두사호에서 죽은 사람 들의 사지를 그린 것
        미술 궁전과 여성 건물에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또한 래는 페미니        으로 보이네요.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 거리가 있는 것 은 이런 정신질환자들의
        즘과 여성 참정권을 지지했습니다. 그리고 1897년에는 빅토리아 여왕의 50      초상화 제작에서 조르주의 역할이지요. 여기에 도 몇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주년을 위한 여성 화가들의 작품 전시회를 조직하여 성공적으 로 개최하기         먼저 제리코는 위대한 걸작인 <메두사호의 뗏목>을 그리는 동안 심리 적 변
        도 하였습니다.                                        화가 있었고, 1819년 <메두사호의 뗏목>이 완성된 후 가을에는 신경 쇠약에
        래는 또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도 많은 주제를 가져왔는데, 그녀의 다 른 작품      걸렸는데 모두 이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 가설 은 이때 조
        <왕좌에 앉은 비너스 앞의 프시케Psyche before the Throne of Venus> 의   르주가 신경쇠약에 걸린 제리코를 치료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 었고, 그래서
        크기는 길이만 3m가 넘는 대작으로, 등장 인물도 13명이나 등장합니 다. 프시    제리코가 감사의 표시로 초상화를 그려 주었다는 이야기입 니다.
        케는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에 사랑과 미의 여신 비너스의 질투 를 받아서,       두 번째는 제리코의 주치의인 조르주가 제리코에게 미술 치료의 방법 중 하나
        비너스의 아들 큐피드로 하여금 그녀를 비겁한 남자와 결혼시 키도록 지시했        로 이런 그림을 그리도록 장려했다는 설입니다.
        으나, 오히려 프시케에게 매력을 느낀 큐피드는 그녀를 마 을에서 떨어진 궁전      세 번째는 제리코가 영국에서 돌아온 후 과거 자신을 치료해 준 조르주 의 정
        에 숨겨 두고, 자신의 신분이 발각되지 않도록 밤에만 찾아와서 그녀를 사랑했      신질환 연구를 돕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44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