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2022년 03월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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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on the right side, 18x20x8(h)cm, ceramic, 2021
김민경작가 작업의 모티브 또한 어떤 인물이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특정 고유 “사람들은 사람들을 외모(외장)로 판단한다. 천길 물속은 알아도 열길 사람의
이미지 같은 것으로 인간 이면의 페르소나를 차용한다. 작가는 사회 안에서 마음속은 헤아릴 길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외모에 기대고, 외모를 그 혹
주변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여 지는가의 여부를 곱씹어서 은 그녀와 동일시한다. 그렇게 주체는 외모로 축소된다. 주체는 오간데 없고
자신을 가상의 시뮬라크르(simulacre)의 개념적 이미지로 유도시키기 위해 오로지 외모가 주체를 대신한다. 외모가 없으면 주체도 없다. 그런데 막상 외
본성과는 다른 이면의 가면을 조형화 하여 우리 사회의 숨겨진 가식적 모습을 모가, 주체와 동일시했던 외모가 사실은 위장된 것이라면? 작가의 작업에 등
담론(談論)화 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천착(穿鑿)해 나가고 있다. 장하는 소녀들은 굳이 머리장식이 아니더라도 흡사 마네킹 같고 가면 같다.”
“사회가 분화되고 한 사람이 사회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게 됨에 따라 사회 - 고충환(미술평론. 김민경전시서문 중) -
적 가면을 의미하는 ‘페르소나’의 숫자는 늘어나게 되고 실제를 감추기 위한
가식적인 모습의 가면은 부정적 요소를 감추기 위한 수단이라는 오명을 쓰게 근작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작품 표현은 팝아트 형식의 복제 이미지가 부조 조
된다. 하지만 인류의 문화 속의 다양한 가면의 의미와 역할을 알고 나면 가면 형으로 배치되고 전작에서부터 이어지는 부조 인물의 형과 색의 단순처리와
이 단순히 얼굴을 가려 변장을 하거나 얼굴을 방호하기 위하여 쓰는 조형물 그 위에 배치되는 안경과 여러 형태의 가면이 장식적으로 화면을 구성해 준
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 김 민 경 (작가노트중.2009) - 다. 작가의 고민에서 보여 지듯 다양하게 염색 된 헤어디자인의 대비 등을 통
해 패브릭의 온와한 물성을 넘어 현대적 세련미를 더욱 고조 시켜주고 있다.
김민경작가의 전작 시리즈를 보면 작가는 단순한 형태의 인물 부조에 패브릭 단색톤의 부조인물에 화려한 헤어디자인과 안경 또는 가면을 씌운 다는 것은
(fabric)으로 장식한 수공예 형식으로 단순미와 화려함의 이반된 물성을 통해 작가가 의도하는 본성에 대한 위장(camouflage)을 의미 한다. 위장은 자아를
동질감을 창조해 낸다. 배경과 머리부분의 오브제로 장식된 패브릭의 형태는 감추는 역할도 되고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논 할 수 있다. 작가는 위장
대부분 식물의 형태를 연상하게 하는 유연하고 유동적인 선과 파상(波狀) 곡 에 대해 가식이나 위선이 아닌 인간의 보편적 본능으로 위로 한다. 작가는 '위
선형태 등 비교적 화려한 장식성의 유기적이고 움직임이 있는 자유로운 형태 장된 자아(Camouflaged selves)' 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외형 에이도스를 의
로 직선적 구성을 가급적 배제한 흔적이 보인다. 곡선과 곡면의 집적(集積)에 도한대로 꾸미고 바꾸면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이미지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
의한 유동적인 미의 배치는 작가가 화면에 구성하는 반대 되는 오브제의 견고 에 대한 이데아를 찾아 볼 수 있도록 인도 한다.
한 구축성이라든가 기능에 기초를 둔 형식적 장식을 융화 하며 긴장을 풀어 주
어 시각화 해준다. 즉, 작가가 표현하는 하나의 화면 구성에서 주제를 이루는 김민경작가는 조각을 전공하고 전업 작가의 고난한 여정을 걷고 있다. 현대 감
부분의 저부조 형식으로 표현된 인물표현은 작가의 개념적 페르소나로 단순 각의 창작열정과 함께 삼성갤럭시노트엣지 아트스크린 디자인제작과 이승환
하고 차가운 시각적 접근을 중화 시켜주는 역할을 해 준다. 에나멜 또는 세라 10집 앨범 'Dreamizer' 자켓제작 및 에스콰이어창립 50주년기념 아트백제작
믹으로 조형된 부조는 단색톤으로 표현되어 마치 생명력을 가지기 전의 상품 등 아트콜라보(artcollaboration)의 다양한 접근으로 그 열정을 왕성하게 분
화 되지 않은 마네킹(mannequin)의 정적이고 차가운 시각적 이미지로 다가 출해 내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내면에 감춰진 본모
온다. 하지만 작가는 젊음과 자연의 정신을 찬미하는 유겐트슈틸(jugendstil) 습을 찾는 자기실현의 가치를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민경작가는 궁극
의 장식성을 팝아트의 현대적 표현 감각으로 융화 시켜 단순한 인물 조형에 화 적 자기실현의 노력에 대한 화업으로 자신만의 독창적 창작의 세계에 몰입하
려한 패브릭의 절묘한 오브제의 인위적 합성을 통해 이면과 내면의 개념적 조 고 있다. 팝아트 표현의 가치와 심리학적 조형론의 다원 천착활동으로 진정한
형물로 작가는 의도 한다. 이는 작가가 담론화 하는 실체적 형상(形象)인 에이 내면의 이데아를 찾아가는 김민경작가의 미래가 본성과 이성의 유효한 밸런
도스(eidos)와 관념적 형상의 이데아(idea)를 하나의 화면에 동질화 하여 감 스를 이루며 밝게 확장되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상자들의 심미적 공감을 키워 나가고자 함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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