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전시가이드 2025년 12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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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물들이다. 116.80 x 90.0 cm. Oil on Canvas 조용한 빛. 72.70 x 60.0 cm. Oil on Canvas
는다. 경험 속의 인물과 사물의 모습은 단순한 형상이 아니라 일상의 시선과 「봄날의 동행. 72.7 x 53.0 cm. Oil on Canvas」 작품도 회화 표현의 순수함을
기억, 감정이 투영되는 거울 속의 시뮬라크르(Simulacrum)화된 심연의 이미 표현하는 동시에 그 순수함을 바라보는 현재 시점의 시선을 반영한다. 내면
지로 표현한다. 그녀는 자신을 캔버스 속 이미지에 투사하면서 억눌린 감정 의 순수성과 고요함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석하여 작가
을 해소하거나 자아를 돌아보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유화의 채료를 통한 작 는 동행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감정의 놀이를 하며 기억의 회상과 관계 사이에
가만의 화면구조나 경험 속의 이미지적 요소를 시대적 감수성으로 담아낸다. 서 생성되는 감정과 그를 통한 공명 관계를 보여준다. 이는 작가의 작업관에
절제된 색과 과도한 색상의 생략, 그리고 생동감 있는 자유로운 붓질을 통해 서 상호작용과 관조의 테마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작가는 단순한 회화의
강렬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은데도 깊이 있고 울림 있는 표현을 만들어 낸다. 표현성을 넘어 작가의 감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화면을 통한 무구하고 순
수한 기억이지만 동시에 작가가 느끼는 어색함, 당혹감, 유머 같은 감정을 모
“ [머무는 온기, 다시 만나는 시간] 두 아우른다. 작가는 순수한 기억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일상을 비추고 관람
누군가 이 작품들을 바라볼 때 그저 한 사람과 한 반려견의 추억으로만 보이 자에게는 각자의 유추된 심성의 순수, 감정의 흔적을 돌아보게 한다. 이는 그
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대신, 각자의 마음 한켠에 자리한 소중한 존재 녀가 경계와 자기 성찰, 그리고 치유적 상호작용을 주제로 삼는 작업관과 매
를 잠시 떠올릴 수 있는 따뜻한 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이 작 우 깊이 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은 위로가 되어 오늘을 조금 더 부드럽게 감싸줄 수 있다면 좋겠다. 힘찬이와
의 시간은 끝이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걸 나는 그림을 그리 「서로 물들이다. 116.80 x 90.0 cm. Oil on Canvas」는 작가가 산책한 자신의
며 조금씩 배울 수 있었다. 그 온기를 나누고 싶어 나는 오늘도 조용히 붓을 삶의 소소한 경험을 통해 느낀 감정과 인상을 포착하고자 한다. 작가 자신이
들어 본다. ” 감정적으로 떠나는 여정이자, 자신의 지나온 시절 또는 순수한 자아를 향한 내
-류은선 작가노트 중- 면 여행을 의미할 수 있다. 자연스럽고 평범한 장면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방식
은 그녀의 전통 유화 기법의 감각이라는 미학을 통해 삶의 경계와 연결을 자기
류은선작가는 현실 세계와 상상의 경계, 타인과 자신의 경계, 과거와 현재의 투영이라는 세계관으로 접근한다.
경계 등 여러 관계를 통한 감성을 화면에 담아내고자 한다. 최근작 「조용한 빛.
72.70 x 60.0 cm. Oil on Canvas」에서는 ‘감정 언어의 공존’이라는 기억의 한 작가가 가지는 순수성과 자기 투영은 경험 속 기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작가
편으로 서로 다른 존재가 겹치고 맞서는 지점을 탐구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가의 감정 놀이는 화폭의 표정과
이런 경계성은 단순히 분리된 두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관망하고 절제된 표현의 자연 속 모습을 통해 감정을 직접 드러내기보다는 여운을 남기
조작하는 시점을 포함하는 철학적 시선으로 공감하고자 한다. 작가는 지나간 고 그것으로 관람자와 상호작용하고자 한다. 작가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세계
시간을 통한 위로와 성찰의 공간으로 단지 시각적 아름다움만을 목표로 하는 를 경험과 기억의 경계성 속에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 사이의 중요한 가치
것이 아니라, 관람자에게 고요한 위로와 자기 성찰의 시간을 공감하기를 제안 로 작용한다. 그 결과물로 작가 자신의 위로와 성찰을 이루고 단순한 시각적
한다. 삶의 순수하고 본질적인 면을 심미감이라는 형태로 환기 시켜주어 보는 이미지가 아닌 관람자에게 자신의 회상과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조용한 위로의
이로 하여금 자신의 지난 시절의 순수성과 현재의 감정 상태를 되돌아보게 한 공간이기를 소망하고 있다.
다. 작가로서의 자기 투영과 변화를 통해 전달하고 감상자는 자신의 감정과 경
험을 심미감으로 투영함으로써 자아를 재발견하고 그림을 매개로 하여 삶을
참고자료
재구성하도록 한다. 류은선의 이러한 작업 활동은 단순한 그림 제작이 아니라 2025. 류은선 작가노트 중 일부 발췌
그녀 자신에게도 치유이자 자기 탐구의 과정으로 담론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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