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전시가이드 2025년 12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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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녹차 꽃, 30 x 30cm, 매듭 실(견사), 뜨개실(더포 사), 2024 ⓒADAGP
(우)함께 가요, 30 x 60cm, 거북(금사), 바탕(견사), 2016 ⓒADAGP
다. 매듭의 유래는 이미 신석기 시대의 질그릇, 어망 등 유물에서 그 자취를 찾 가 잇든 공예의 가치를 전수함으로써 전통공예의 뿌리를 더욱 깊게 다져가고
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실을 꼬는 기구인 흙으로 빚어 만든 가락바퀴 있다. 김정임 작가 역시,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실과 실, 마음
와 골각으로 된 바늘이 발굴되어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낙랑시 과 마음을 잇는 과정과 자기철학에 의거해 작업한다. 결론적으로, 〔AIAM국제
대 왕우 묘에서 광다회가 출토되었으며, 고구려 무용총 벽화의 주실에서도 끈 앙드레말로협회〕 회원 작가들 가운데서도 김정임 작가는, 인간이 만나고 헤어
목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매듭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 장 지는 것을 맺고 풀고 잇고 끊는 끈의 관계로 나타낸 한국인의 인간관을 현대
인을 두었는데 대전회통 공전편을 보면 매듭을 하는 장인을 매집장(每緝匠) 인의 생활 속에 고스란히 접목시킨다. 보편적인 한국인의 관점에서, 고립무원
이라 기록하고 있다. 매듭장은 경공장에 속해 있었으며 공조 경공장에 매듭장 의 상태를 ‘끈 떨어졌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끈의 사상’을 실제로 눈으로
2명을 상의원에 4명 도합 6명을 두었다고 한다. 긴 세월 동안 전승되어 온 매 볼 수 있는 기호로 만들어낸 것이 바로 매듭이라는 수예품이다. 매듭은 ‘손의
듭은 고려시대에는 귀부인들의 사치품으로 사용되다가, 조선시대에 들어와 언어’이자 ‘마음의 꽃’이라고도 지칭한다. 매듭을 드리우는 것은 예(禮)를 갖춘
서 그 용도가 다양해져 가마나, 연, 복식뿐만 아니라 실생활 전반에 널리 이용 정갈한 마음의 자세를 표현하는 것이며, 침묵으로 향기로운 뜻을 전하기 위함
되었다.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는 방식의 매듭은 매 가닥을 엮고 맺는 섬세함 이다. 그런 이유로 꽃에 향기가 있듯 매듭에는 인격의 향기가 품어져 있으며,
을 보여주는 선(線)의 예술이다. 여기서 매듭의 종류와 용도를 살펴보면, 우리 꽃의 색이 청초하듯 매듭 또한 그 빛이 곱다. 한국의 모든 문화가 그러하듯 매
에게 가장 잘 알려진 오브제로써 「노리개」를 예로 들 수 있다. 조선시대 여성 듭 예술 또한 수천 년의 유구한 역사 속에 스며들어 전해왔다. 또한 한국인의
의 장신구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형태와 재질, 용도와 계절에 따라 그 정서와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다. 이와 병행해서, 김정임 작가 고유의 <뜨개질
종류가 다양하다. 홍, 남, 황의 삼원색을 기본으로 하고 분홍, 연두, 보라, 자주, >은 단순히 실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바늘땀(코)이라고 불리는 연 이은 고
옥색 등 다채로운 색의 다회로 매듭을 맺고, 술을 늘어뜨린 노리개 세 점을 한 리를 만들어낸다. 궁극적으로 김정임 작가가 창출하는 매듭은 ‘끈의 문화’로
벌로 하여 『노리개 삼작』 이라 불렀다. 노리개에 쓰이는 매듭은 주로 도래, 생 상징되는 한국인의 마음을 시각화한 언어인 셈이다. 뜨개질은 약 2000년 전
쪽, 매화, 국화, 삼정자, 병아리, 나비, 가지방석매듭 등이고, 색실과 금실로 만 이집트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전파되었다고
든 가락지를 끼우고 봉술, 딸기술, 낙지발술 등을 늘어뜨렸다. 노리개의 형태 한다. 근세에는 식민화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확산되었다. 국내에 도입된
와 무늬에는 조선시대 여인들의 현세에 대한 희망과 기원을 뜻하는 것들이 많 이후, 초기의 뜨개질은 가정의 생계 수단이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담겨 있다. 한편, 우리 옛 의상의 특징 중 하나는 주머니가 없다는 점이다. 취미, 디자인,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발전해 왔다. ‘바늘 가는데 실 간다’는 속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실용과 미를 겸한 장신구로 주머니를 따로 만들어서 담이 있다. 아무쪼록 매듭과 뜨개질이라는 고리를 통해 현대인들 사이의 정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몸에 지녔다. 형태, 장식, 용도별, 소재에 따라 귀주머니, 를 ‘새로운 정신’으로 연결하는 김정임 작가가, 〔ADAGP 글로벌 저작권자]로
두루주머니, 약낭, 필낭, 수저집, 안경집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주머니의 종 써 작은 매듭 하나에도 정성과 의미를 담아내기 바란다, 그녀의 작품을 접하
류만큼 매듭과 술의 종류도 다양해서 끈술, 딸기술, 봉술, 오발창매듭, 안경매 는 이들에게 따스한 감동과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아울러서, 김정임 작가가
듭, 잠자리매듭, 생쪽매듭, 국화매듭, 병아리매듭 등 다양한 형태의 매듭과 술 앞으로도 전통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해석하고, 현대인의 삶에 깊이 스며드는
을 볼 수 있다. 대다수 공예 장인들이 거북, 녹차꽃, 무궁화꽃 등 한국 고유의 공예로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는 데 노력하며 성장해
상징성과 자연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통해 전통과 자연, 그리고 정서적 치유 나가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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