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전시가이드 2022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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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자화상, 91x117cm, oil on canvas, 1948 나혜석(사후) 초상, 25x34cm, water color on paper, 1951
일찍부터 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던 김두환은 1946년 예산농업중학교를 얼음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자태를 그린 대작 <태공망>도 선보인다.
시작으로, 한국전쟁 후 서울의 경동중학교, 경기여중고, 경복고등학교 등에서 정물화는 고려시대 사자모양 청자향로를 비롯해 이국적인 문양이 그려진 도자기를
미술교사로 재직했다. 후덕한 인품으로 많은 예술인과 교류했던 김두환은 81세의 소재로 한 작품과 고흐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해바라기>, 작업실에 놓여있는
일기로 작고할 때까지 10회가 넘는 개인전을 개최했다. 제국미술학교를 졸업하던 비너스 석고상과 소품들로 이루어진 <비너스와 정물> 등 소재가 다채롭다. <
해인 1940년 귀국하자마자 서울 화신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래, 1948 비너스와 정물>을 제외하면 모두 단순한 구도로 이루어졌지만, 대상과 배경색이
년과 1960년 동화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1975년 8번째 개인전인 《김두환 강한 보색대비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회갑서양화전》까지 거의 3~4년마다 개인전을 열었다. 1948년 동화백화점 4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장르는 풍경화다. 초가집들로
층에서 열었던 《김두환근작발표전》에는 예산화실에서 그린 <자화상>을 비롯해 이루어진 농촌풍경을 비롯해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항구 풍경을 그린 <연안부두
<농원>, <오막살이>, <목련> 등 30여 점의 출품작 중 절반 이상이 예산화실에서 >, <인천부두>, 경주의 고적지를 소재로 한 <분황사>, <신라의 미소> 등 다양한
그린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1979년 은퇴 후 고향에 돌아온 김두환은 1980년 소재들은 김두환이 언제 어디를 가든 한시도 그림에서 손을 놓지 않았던 작가임을
예산문화원에서 이학리(李學利), 김태현(金泰顯)과 함께 각각 5점씩 작품을 말해준다. 또한 <서울 남산>(1957)과 <은행나무>(1964)가 빛에 반짝이는
출품한 《향토작가 초대전》을 여는 등 예산에서 활동하며 ‘향토작가’라는 별칭을 나뭇잎을 점묘법으로 묘사한 데 비해, 항구 풍경을 그린 작품에서는 여객선에
얻었다. 오르기 위해 줄지어 선 인물을 강렬한 원색으로 칠하는 등 대상에 따라 묘사방법을
김두환의 작품은 후기인상주의, 야수주의 경향의 강렬한 색채와 분방한 필치가 달리하였다.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20여 점의 작품에서도 이러한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출품작들은 인물, 풍경, 정물화 등 장르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김두환은 “봄과 鷄林, 이곳은 나의 藝術을 찬란하였던 古代의 文化와 연결시켜주는
학습기 작품을 제외하고 1948년 작 <자화상>부터 1983년 작 <신라의 미소>까지 둘도 없는 귀중한 지점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새로운 形과 구상을 위해 옛
전 시기 작품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문화와 현대를 대비시키고 소같이 근면한 자세로 문화건설에 이바지하겠다는
김두환은 우리나라 작가 중 드물게 많은 자화상을 남겼다. 일기 쓰듯 날마다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소같이 근면”한 태도야말로 김두환이 화가로서 평생 견지했던
모습을 관찰하며 그린 수십 점의 자화상이 남아있으며, 이번 전시에는 3점의 ‘ 모습인지도 모른다. “문화건설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다짐 역시 교육자로서의
자화상’이 나왔는데 제각각의 필치로 이루어진 유화 작품이다. 스케치북을 손에 자세가 글 속에 그대로 녹아든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에게 그림을 배웠던 신현국,
쥐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1948년에 그린 <자화상>은 예산의 ‘김두환회화연구소’ 황인기 등 많은 작가들이 하나같이 김두환을 좋은 스승으로 기억하며, 그를 통해서
에서 그린 벽화가 뒷배경으로 등장한다. 그림 그리던 당시 상황을 보여주려는 듯 화가의 꿈을 키웠던 것을 보면 교육자로서 소신과 철학이 뚜렷했던 작가임이
자신의 얼굴 뒤로 벽화와 그림 액자가 배경에 그려있어 흥미롭다. 1964년 <자화상 분명하다. 제자들에게 한없이 인자한 스승이었던 김두환은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은 굵고 거친 터치로 이루어진 파랑색 배경과 붉은색 계열로 이루어진 얼굴이 유학하고 돌아와 서울과 예산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던 예산 서양화단의
대비를 이룬다. 이번 전시에 나온 인물화 가운데는 이러한 자화상과 함께 한강에서 뿌리와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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