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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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랑을 하되 집착이 있을까 봐 불가에서는 “사랑하지 말라”고 가르친
다. 사랑은 언제나 자기 본위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한 아들이 왕세자가 되기
위해 타인의 아들을 저주하는 사극 드라마와 같이, 현대 정치에서도 내가 사랑
한 돈과 권력 때문에 타인을 저주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불가에서 보는 ‘사랑’은 ‘에고(ego)’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 즉 에고이즘
(egoism)이기에 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랑이란 대부분 자기중심이기 때문이다. 우
선 자기 자신부터 생각한다. 이어서 내 아이, 내 아내, 내 부모로 범위가 커지며,
내 학교 사랑이 학연을, 내 고장 사랑이 지연을 낳는다. 내 회사, 내 교회, 내 친
구 등 모든 사랑이 나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는 이기적인 모습이다.
히로사치아(增原良彦)가 쓴 『수필로 쓴 불교』를 보면 사랑하는 대상을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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