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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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만들어서 제공했다.

                  그의 친절은 오히려 회사 광고에 더 유용하게 작용했다. 고객을 위한 아이디

                어가 당장 대 히트작이 된 것은 관람객들이 쓴 그 모자 때문이었다. 관람객들이
                종이 모자를 쓰고 가는 곳마다 ‘마쓰시타 전기산업’이라는 회사 이름이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 엑스포장에 넘실댔다.

                  그처럼 ‘즉흥적인’ 고객서비스 아이디어는 가만히 앉아 있는데 하늘에서 떨어

                진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는 고객들이 자신의 회사 전시장에 들어오려고 길게
                줄 서 있는 그 현장에 고객들과 함께 서 있었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재벌의 총수가 전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서 있

                는 모습은 가히 충격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서울 삼

                성동 코엑스 전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이나 다름없는 광경일 것

                이다.
                  더구나 당시 그는 75세의 ‘노인’이었다.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자신을 알아보

                고 인사하는 관람객들에게 들고 있던 광고지를 접은 모자를 나누어주고 자신도

                썼다. 뜨거운 태양을 가리는 좋은 수단이었다.

                  깜짝 놀란 직원들이 뛰어 나왔다. 그는 만류하는 직원들에게 “사람들이 입장
                하려면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 직접 체험해봐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라

                고 말했다. 직원들은 총수의 뜻에 따라 ‘아까운 광고지’를 접어 길게 줄 서 있는

                고객들에게 종이 모자로 모두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그 일화는 많은 기업들에게 고객을 이해하려면 고객이 있는 최전방에 가보아

                야 한다는 교훈을 던져 주었다. 제품을 놓고 고객과 만나고, 고객과 똑같이 제품
                을 체험해 보라는 고객중심 경영이었다. 그것이 바로 ‘마쓰시타 고노스케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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