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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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심부름하면서 밥을 얻어먹어야 할 만큼 가난했다. 그래서 어머니가 보고

               싶어 밤마다 울어야 했던 울보이기도 했다. 당연히 공부는 할 수 없어 초등학교

               4학년을 다닌 것이 그의 공식 학력의 전부였다. 또, 한창 자랄 나이에 먹지 못한
               때문인지 늘 허약했다.

                 그가 570개의 기업과 물류센터, 13만 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대기업의 총수

               가 되자 성공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3가지를 꼽곤 했다. 바로 ‘가난’과 ‘못 배운

               것’, ‘허약한 몸’이었다. 자신에게 그런 조건을 준 하늘에 감사한다고 했다. 그는
               가난했기 때문에 부지런히 일하지 않고서는 잘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했다. 못 배웠기 때문에 항상 모든 사람들을 스승으로 받들어 배워야

               했다고 했다. 몸이 약했기 때문에 건강의 소중함을 깨달아 늘 몸을 관리했다고

               했다.

                 그를 경영의 신으로 만든 것은 타고난 천재가 아닌 그 같은 노력 때문이다. 머
               리에 든 ‘먹물’이 의식을 지배한 것이 아닌, 이마에 흐른 ‘땀방울’이 가치를 창조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일본인인 그를 존경한다. 그는 유교의 삼강오륜이

               라는 지배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려고 했다.

                 기업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그는 “사랑받기 위해 존재한다”고
               답했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와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그는 모기업 ‘마쓰시다 전기’의 회사 창업일을 1932년 5월 5일이라고 수정했다.

               그날이 ‘이 세상의 가난을 몰아내는 일’을 경영자로서 깨달은 날이기 때문이라

               고 했다. 나는 이제 ‘노규수 스타일’을 만들 참이다. 공자가 아닌 홍익인간을 우

               리 회사의 참 스승으로 모시고.
                                                                 (2013. 07. 23)





            174 노규수의 사회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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