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6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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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제일의 문화는 한국의 효 문화다”
그 노신사가 바로 ‘도전과 응전’을 말한 세계적인 대역사가 아놀드 토인비
(Arnold Joseph Toynbee. 1889~1975)다. 말년의 토인비는 ‘노인의 쓸쓸함’을 토로하며 한
국의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의 입장에서 볼 때 인류가 멸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별로 가더라도 효 문화는 필히 살려야 하는 모럴이었다.
인간의 순리(順理)이기 때문이다.
그 순리를 우리 한국의 전통사상에서는 ‘조화와 질서’라고 한다. 바로 한국인
의 ‘~답다’정신이다. 부모는 부모다워야 한다.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며,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 또 대통령은 대통령다워야 하고, 국
회의원은 국회의원다워야 하며, 국민은 국민다워야 한다.
그렇게 성립한 인간관과 국가관이 충(忠)과 효(孝)의 개념이다. 충(忠)은 우리 가
족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을 지키고 가꾸는 일이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아버지
가 살았고, 내 자식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내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내 가족을 부양하는 삶의 원천인 내 직장을 지켜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애국심과 애사심이란 결국 나와 가족을 위한 ‘가장(家長)다
움’의 출발점인 셈이다.
그 ‘다움’을 한(韓)사상이라고도 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의 철학이
다. 산이 산답지 못할 때, 물이 물답지 못할 때 이 세상은 부조화와 부조리의 사
회로 변하고 만다. 질서는 깨지게 된다. 따라서 산은 산이어야 하고, 물은 물이어
야 한다. 자신의 본분을 착각하거나 망각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부모는 부모
여야 하고, 자식은 자식이어야 하며, 사장은 사장이어야 하고, 사원은 사원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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