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7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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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그들이 일본 제국주의의 정신적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채택한 것은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혁명노선이었다. 종교는 환상일 뿐이며, 유토피아적 공산

                주의 사회는 역사의 필연 법칙이었다. 이른바 하나님의 나라인 ‘천당’의 개념이
                ‘공산주의 낙원’으로 대체된 것이다.

                  그 천당은 하나님의 뜻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움 없이 인

                간의 노력만으로도 건설이 가능한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지상낙원’을 만든다

                는 김일성 우상화의 전주곡이었다. 그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한 세습왕조가
                탄생, 하나님과 동격인 ‘어버이 수령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아직도 존재하

                는 ‘지상낙원의 나라’가 되어 있다.

                  이에 반해 남한은 민족사상인 홍익인간 정신을 교육법 제1조에 명기함으로써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민족의 정신적 주권을 회복하려 했다. 북한이 김일성 우상

                화에 장애가 되는 기독교 정신과 기독교인들을 철저하게 척결하고자 했다면, 남
                한은 그 ‘척결의 대상’인 기독교인들에 의해 홍익인간 사상이 ‘민족-민주-인간

                화’의 모델로 제시된 것이다.

                  당시 교육법 제1조에 명기된 ‘홍익인간’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세부목적들은

                ‘인격의 완성’ ‘자주적 생활능력의 배양’ ‘공민으로서의 자질’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 등 5대 항목이었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와 민족주

                의의 이념적 줄기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육선진국에는 교육이념을 법률로 정한 사례가 일찍이 없

                었다. 따라서 그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았다. 즉 “자유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사

                회는 개방성을 특성으로 하고, 그 개방성은 사상의 자유와 다양한 세계관이 허
                용되는 분위기 속에서 가능한 것이므로 국가가 홍익인간과 같은 교육이념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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