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4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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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것들이 모인 것이 그들 식의 종교인 신도(神道)며 그 행위가 ‘진자 마이

               리(신사참배)’다. 기독교를 믿든 불교를 믿든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에 안

               겨 신사(神社 진자)로 가서 신에게 신고식을 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진자 마이리’의
               출발점이다.

                 그 후에도 3세, 5세, 7세가 되는 생일날과 20세로 성인이 되는 날, 배우자를 찾

               아 결혼한 날에는 반드시 신사에 가서 신고식을 거행하고, 또 매년 정월 초하루

               (양력으로 신년원단)와 조상의 기일과 중요한 기념일에도 ‘진자 마이리’를 빼놓지 않
               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일본인의 일상생활이자 종교다.

                 그들은 ‘이치닌 마에’와 ‘사무라이’, 그리고 ‘신도’라는 그들의 ‘사회적 틀’을

               만들어 냈다. 개인을 지배하는 철학과 사회를 지배하는 사상과 국가와 민족을

               지배하는 종교를 그들은 지키고 가꾸어 왔다. 그것이 현대 일본의 원동력이며,

               그를 배경으로 다시 세계 최강의 지배국으로 등장하려 한다.
                 이제 결론을 말하고 싶다. 나는 ‘김진수가 관찰’한 일본을 통해 우리의 정신

               을 되살려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가 ‘홍익인간’을 기본철학으로, 체(體)로는

               ‘선비정신’을 펴고, 용(用)으로는 ‘실사구시’ 정신을 발휘하자고 한 것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1만 년 조상의 얼과 민족의 정신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현대 한국
               의 에너지로 승화시키자는 것이다.

                 우리는 결코 근본과 바탕이 없는 민족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일본이 사무라이

               (武士)를 통해 ‘칼의 사회’를 만들고, 중국이 군자(君子)를 통해 ‘붓의 사회’를 만들

               었다면, 우리는 ‘홍익인간’을 통해 ‘인(人)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정(情)

               의 질서이며, 우리의 사회적 틀일 것이다.
                                                                 (2013. 08. 06)





            184 노규수의 사회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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