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8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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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을 준비해야 할 때
살다 보면 점심 식사를 혼자 해결해야 할 때가 더러 있다. 그럴 때는 왠지 쑥
스럽다. 아침이나 저녁 식사는 대부분 가정에서 먹기 때문에 혼자 먹어도 혼자
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집 밖에서 먹는 점심의 경우 혼자 식당에 들어
가 혼자 자리를 잡고 혼자 먹는다는 것은 추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추운 일이다.
왜냐하면 밖에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많은 세상 사람들 중에 나만 혼자
일 때, 어느 누구라도 외톨이의 심정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종의 사회적 범죄인 ‘왕따’라는 집단행동은 어느 누구를 꽉 막힌 우
리 속에 가두어 놓고, 그 사람의 ‘괴로운 외로움’을 보고 즐기는 잔인한 폭력이
다. 그래서 최소한 둘이어야 인간(人間)이라 말한다. ‘인간’이라는 단어의 원래 뜻
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다. 서로 대화라도 나눌 수 있는 말벗이 필요한 이유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된다. 그 둘이 힘
을 합하면 서로의 빈 부분을 채워주는 에너지로 상호작용하게 된다는 것이 ‘하
늘의 뜻’이다. 그래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비록 혼자 힘으
로 얼마든지 들 수 있는 백지장일지라도, 둘이 드는 것이 더 쉽고 효율적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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