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3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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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다시 위기에 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힘없는 보통의 사람들일수록 “이 세상을 바꾸고 싶

                다”고 울분을 토하며 혁명가를 꿈꾼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1990년대 말

                까지는 그랬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만난 사람이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였다. 그는 단순한 공상에서 벗어나 선지자적 예언으로 ‘제3의 물결’을 말

                하고, 미래의 인간세계가 새로운 질서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새로운 질서를 이끌 조직시스템이 바로 애드호크라시(adhocracy)다. ‘미래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변화의 틀은 종속적이고 비공개적이며 폐쇄적인 ‘노예사

                회’가 아니라 노력에 의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자주적이고 공개적이며 개방된
                ‘주인사회’였다.

                  나는 이 조직시스템이야말로 90년대 말까지 우리 사회에 ‘피라미드 상술’ 논

                쟁을 일으켰던 불법 다단계판매를 무너뜨릴 수 있는 대안으로 생각했다. ‘우리

                도 백만장자,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외친 그때까지의 구호들은 실제 ‘수직사

                회에서 힘 있는 자들이 힘없는 자들을 앵벌이로 끌어들이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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