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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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
내 의식의 정체성 일부를 미리 말할 필요가 있겠다. 그래서 “나는 반미주의자
가 아닙니다. 친미주의자입니다”를 선언한다. KBS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희극여배우들’ 코너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박지선이 “나는 못생기지 않았습니
다. 청초한 편입니다”라고 선언하듯이 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미국의 역할과
입장을 그런대로 지지해온 편이다.
그렇지만 미국에 항의할 일이 있다. 그것은 미국 부흥의 힘이 결코 기독교가
아니니 기독교를 남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기독교가 미국의 공식적인 국시(國是)
는 아니겠지만,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공부한 이 땅의 목
사님들 중 상당수는 “미국은 대통령이 취임할 때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하는 나
라”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며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이 된 배경에는 기독교가 있
음”을 강조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나는 반기독교인이 아니다. 친기독교인이다. 나 같은 친기독교
인 입장에서 보아도 미국 부흥의 배경은 결코 기독교가 전부는 아니다. 미국 부
흥의 힘은 어쩌면 미국 땅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을 대량 학살하고, 아프리카
24 노규수의 사회 돋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