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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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에서 원숭이 잡듯 끌고 온 흑인 노예들의 희생에서 나왔다. 그리고 이런 부
분을 진정으로 회개하는 기독교인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
야 한다면 과거를 회개하고 화해의 손을 내미는 진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기독교는 메이플라워(May Flowers)호 선상에서 시작됐다. 1620년 12월 추
운 겨울에 영국을 떠나 신대륙으로 향하던 그 배에는 청교도 분리주의자 35명,
영국 종파주의자 60명, 메이플라워호 승무원 6명 등 총 101명(남자 72명, 여자
29명)의 기독교인들이 타고 있었다. 그들은 선상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아멘
하라”는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로 서명했다. 그것이 미국 기독교의 시작이다.
하지만 조찬선 목사의 『기독교죄악사』에 따르면 신대륙 미국에 처음 이주한
그들이 한 일은 교회건설이 아니고 식량도적질이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떠난
오랜 항해 끝인지라 그들은 굶주림을 채우기 위해 인디언 원주민들의 식량을 훔
쳐야 했다. 신앙인일지라도 사흘 굶어 도둑질 안 하는 사람은 없는 법인 것이다.
연이은 도둑질에 격분한 플리머스 지역의 인디언 부족 왐파노악(Wampanoags)
의 마사소잇(Massasoit) 추장은 청교도들의 상륙촌을 포위했다. 그들 인디언들은
평소 보지도 듣지도 못한 낯선 이방인들을 일시에 전멸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와서 보니 청교도들의 사정이 딱하기 그지없었다. 인디언들은 오히려 추위
속에 병들고 헐벗고 배고파 곤경에 처한 청교도들에게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갖
다 주면서 온정과 구호의 손길을 폈다. 제임스타운에 거처를 정한 존스미스는
그 정성에 눈물로 감동해 “인디언들을 보내신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기록
했다. 더구나 그 인디언들은 청교도들이 추운 겨울을 이기고 이듬해부터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각종 종자 씨를 뿌려주고 농사짓는 법까지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인디언들의 식량으로 배를 채운 청교도들은 이후 대대적인 인디언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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