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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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적 요구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목사로서 양 떼에게, 선생으로서 학생들에게, 의사로
서 환자들에게, 공무원으로서 시민들에게, 사업가로서 고객들에게, 각자의 소명/직업을 잘
수행하도록 주시는 성령의 은혜/은사의 힘으로 성실한 섬김의 삶을 살면, 우리는 그만큼
의와 사랑과 화평을 증진시켜 하나님 나라의 샬롬의 실현에 이바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
리가 하나님 나라 건축에 있어서 우리에게 맡겨진 부분을 ‘금과 은과 보석으로’ 짓는 것입
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소명/직업을 그것의 대상 위에 군림하며 착취의 수단이나 장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불의와 갈등을 낳아 도리어 사탄의 나라에 공헌하는 것이 됩니다. 그러
면 우리가 하나님 나라 건축에 있어서 우리에게 맡겨진 부분을 ‘돌과 나무와 지푸라기로’
짓는 것입니다.
최후의 심판 때 하나님이 불로 우리의 행위 전체를 심판하실 텐데, 그때 우리가 하나님의
통치에 순종하여 맺은 ‘의의 열매’, 하나님 나라 건축(또는 하나님의 구원의 경륜)의 실현에
우리가 한 이바지는 남아 찬란히 빛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받을 ‘상’이요 ‘면류관’입니
다. 반면에 하나님의 통치를 저버리고 사탄의 통치에 대해 순종하며 살았으면, 우리의 열
매가 ‘돌과 나무와 지푸라기로’ 지은 것으로 드러날 것이고, 그것은 다 타 없어져 버릴 것
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우리의 사역의 열매를 잃어버릴 것입니다.
3) 성령의 도움에 의한 순종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
강의 중에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은 이것입니다. “지금까지 칭의론을 법정적 개념으로만
생각해서,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고 우리의 믿음으로 무죄로 선언되고 의인이라 칭
함 받았으니, 최후의 심판 때 그것이 확인되어서 우리가 구원의 완성을 받을 것이라고 생
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
다’(롬 8:1)라는 바울의 선언이 주는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자유롭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듣고 보니까 칭의론은 관계론적 평면도 있어서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로 회복되었음을 의
미하고, 그것은 하나님의 하나님 노릇 해 주심을 덕 입으면서 하나님의 통치에 실제로 순
종해서 사는 것을 요구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통치, 그것을 대행하는 하나님
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에 순종하는 것은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법’/‘그
리스도의 법’(고전 9:21)을 지키며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의의 열
매’를 맺어야 행위대로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최후의 심판에서 우리의 칭의가 완성되어 구
원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더 이상 모세의 율법에 따라 음식 가리기, 손
씻기 등의 율법들을 다 지키지는 않더라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이중 사
랑의 계명을 내용으로 하는 ‘하나님의 법’/‘그리스도의 법’을 지켜야 하니, 결국 우리가 다
시 율법을 지키는 선행으로 의인이 되고 구원받는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요?”
이런 질문이 당연히 제기될 줄 알고, 앞에서 칭의론의 삼위일체적 구조를 두세 번씩 반복
해 설명한 것입니다. 거기서 강조한 것들 중 특히 두 가지 요소들을 상기시키면, 하나는 하
나님의 최후의 심판석 앞에서 우리는 결국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로 칭
의의 완성을 얻는다는 것(롬 8:32~39)과, 다른 하나는 칭의의 현재의 과정에서도 우리는
오로지 성령의 깨우쳐 주심과 힘 주심에 의해서 하나님의 통치/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에
순종할 수 있다는 것, 즉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그리
하여 ‘의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롬 8장; 갈 5~6장).
맘몬주의와 이기주의가 압도하는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맘몬 우상숭배를 배격하고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