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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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대교에 대한 전제 비판


            둘째로, 새 관점 학파의 유대교에 대한 전제에 대한 비판입니다. 새 관점 학파가 전제하는
            샌더스(Sanders)의 유대교 해석이 과연 옳은 것인가? 이것이 새 관점 학파에 대한 비판의
            또 하나의 노선입니다. 엘리엇(M. A. Elliot)의 “The Survivors of Israel” (Eerdmans, 2000)은
            유대교가 “유대인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자손들은 언약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자비
            로 다 구원받는데, 설령 죄를 지어도 율법에 이미 마련되어 있는 회개, 성전 제사 등 속죄
            수단들을 사용하여 언약의 관계에 지탱되어서 결국 모두 구원받는다”라고 믿었다는 샌더
            스(Sanders)의 견해를 점검합니다.
            특히 포로 이후에 선지서들부터 유대교에 무엇이 발달합니까? 개인주의가 발달합니다. 그
            래서 아브라함의 육신적 자손들이라고 다 구원받는 게 아닙니다. 율법에 신실한 자들만 구
            원받습니다. 그것을 이사야서에는 ‘남은 자들’만, 즉 진정으로 언약에 신실한 자들만 구원
            받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잠언 등 지혜 문서에서는 이들만이 ‘의인들’이고, 유대인들이
            라도 실제로 율법을 지키지 않아 언약에 신실하지 못한 자들은 ‘악인들’입니다. 다니엘서
            에 보면 종말에 끝까지 언약에 신실한 자들만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성도들’로서 구원을 받
            는다고 나옵니다. 포로기 이후에 율법을 철저히 지켜 언약에 신실하고자 하는 자들을 ‘하
            시딤’이라고 불렀고, 그들의 후예들이 바리새인들이요 ‘엣센파’입니다.
            마찬가지로 세이프리드(M. A. Seifrid) 등도 예전에 바리새파 신학을 반영하고 있는 책으로
            봤던 “솔로몬의 시들”이라는 신약과 거의 동시대 책이나 엣센파의 쿰란 문서들에서, 율법
            을 철저히 지키려 한 바리새인들이나 엣센파 사람들이 율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두개
            인들이나 유대교 내의 이른바 ‘죄인들’을 어떻게 보았는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들도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자손들이니까 그 조상들에게 주어진 언약에 힘입어, 또는
            대 구속의 날 민족 전체의 죄를 속죄하는 성전 제사 등에 힘입어 모두 구원을 받으리라 생
            각했는가? 그렇지 않았다. 바리새인들이나 엣센파 사람들은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자신들
            만 의인들로서 구원을 받게 된다”라고 믿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렇게 유대 민족 가운데 율법을 신실히 지키려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자들
            도 있는 상황에서는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의 언약은 전제되어도, 실제로 최
            후의 심판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개개인이 얼마나 언약에 신실하기 위해 율법을 철
            저히 지켰는가’가 될 것임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래서 라토(Laato), 에스콜라(Eskola), 다스(Das) 등 여러 학자들은 “유대교의 원래 틀은 ‘
            언약적 율법주의’였는데, 제2성전 시대에 종말론적 심판과 구원에 대한 기대와 개인주의의
            발달로 인해 점차 ‘개인적 율법 지킴                   ‐ 공로주의’가 두드러지게 되었다. 그러니까 유대교는
            하나님의 언약의 은혜와 개개인이 율법을 지켜 이루는 의가 함께 작용하여 구원을 가져온
            다는 ‘신인 협동설’(synergism)을 가르치는 종교였다. 그런데 샌더스(Sanders)가 후자는 무
            시하고, 언약의 은혜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한 것은 옳지 않다”라고 비판한 것입니다.




                6)      제2성전 시대의 유대교에 대한 바울의 증언


            우리가 바울 서신들을 읽을 때에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바울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대 신학자였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보통 신학자가 아닙니다. 상당한 경지에 이른 열성
            신학자였습니다. 빌립보서 3장에 보면, 그는 자기 말로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였고,
            열성을 가진 바리새인으로서 이단자들을 폭력으로 처단하기까지 하는 철저한 유대 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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