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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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칭의에 대한 관계적 해석
많은 분들에게는 이제 살펴볼 관계론적인 해석이 좀 생소한 해석일 것입니다. 그것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하나님이 그리스도로 하여금 우리 죄를 씻어 버리는 제사(expiatory sacrifice)가 되게 하
심은 창조주로서 또는 언약의 하나님으로서 우리를 돌보시겠다는 약속을 지키심이요 우리
에 대해 스스로 짊어진 의무를 다하심이다(롬 3:21~26).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속죄 제사에
대한 선포, 곧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계시된다. 즉, 하나님의 언약에 신실하심, 하나님께
서 우리에게 하나님 노릇 해 주심(은혜)이 드러난다(롬 1:17). 이 복음을 믿으면(받아들이
면) 그것이 선포하는 그리스도의 역사적 속죄 제사가 우리에게 효력을 발생하여 우리가 하
나님에 대해 우리의 의무를 다하지 못함(‘불의’)의 죄가 씻어지고, 그 죄가 초래한 하나님과
의 갈등이 해소되어, 우리가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로 회복된다. 곧 ‘의인’(하나님과 올바
른 관계를 가진 자)이 된다. 이것이 칭의, 의인 됨, 의인의 신분을 얻음이다.”
이것이 칭의의 관계적 해석입니다. 이 해석은 칭의를 근본적으로 하나님이 자신에게 등 돌
린 죄인들을 자신과의 올바른 관계로 회복시킴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제 우
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하나님 노릇 해 주심을 덕 입어 살 수 있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하나
님의 하나님 노릇 해 주심의 덕을 봐서 그의 무한한 자원(신성)에 참여하여 그의 신적 생
명, 곧 ‘영생’을 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칭의는 우리가 하나님의 하나님 노릇 해 주심에 의지하고 그의 주권에 순종해
사는 관계에로 회복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담적 숙명을 극복하는 것입니
다. 예수님의 탕자의 비유로 말하면 다시 아버지 품에 안긴 것입니다. 자기의 자원으로 자
기 멋대로 살겠다고 아버지께 등 돌리고 멀리 가 버린 아들이 곧 자신의 자원의 한계성, 결
핍성에 빠져 죽음에 이르니까 아버지에게 돌아왔는데, 아버지가 어떻게 합니까? ‘그에게
가락지를 끼우고 예복을 입혔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슨 소리입니까? 자신의 상속자로
회복시킨 것입니다. 아버지의 부요함을 상속받도록 한 것입니다. 살찐 송아지를 잡고 잔치
를 벌였습니다. 돼지가 먹는 쥐엄 열매도 못 먹어 죽음에 이른 아들로 하여금 아버지의 충
만을 덕 입게 한 것입니다.
그 탕자의 비유가 무엇입니까? 아담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이 아담 이야기를 누구나 알
아들을 수 있게 하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한 것입니다. “우리 인간이 지금 창조
주 하나님께 등 돌리고 멀리 떠나 사탄의 죄와 죽음의 통치 아래서 죽어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 나라로 돌아오면 하나님이 우리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하나님의 무한한 자
원을 상속받는 자신의 자녀들로 회복시키고, 그의 충만한 잔치에 참여하게 하신다”라는 것
입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바울은 예수의 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칭의 언어로 선포한
것입니다.
바울의 칭의의 복음이 어떻게 예수의 하나님 나라의 복음과 같은 복음인지를 뒤에 더 자
세히 논증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의 3장 제목이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의 구원론적
표현으로서의 칭의론’입니다. 그것이 무슨 말인지 처음 읽었을 때는 잘 몰랐겠지만, 이제
칭의론의 관계적 의미를 설명했으므로 대략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바울의 칭의론은 관계적
으로 해석하면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로 회복됨인데, 인간의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
란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의 은혜에 힘입고 그의 통치에 순종하는 삶을 사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칭의는 우리를 하나님 나라에로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칭의론을 법정적
범주로 해석하면 ‘아담적 죄에 대해 용서받고 하나님의 진노로부터 해방됨’이나, 관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