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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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적, 그리고 성적 차별과 억압을 조장하는 ‘육신’의 역사와 싸우며 진전되었습니다. 그
            리하여 기독교 문명권에서도 복음의 해방의 역사가 때로는 좌절과 퇴행을 경험하기도 했
            습니다. 그러나 사탄을 결정적으로 이기시고 만유의 주로 등극하셔서 사탄의 잔여 세력을
            소탕해 가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의 힘으로 벌이는 복음의 해방의 역사는 그러한
            ‘육신’의 반발을 극복하며 ‘갈 지’(之) 자의 형태로라도 진전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100여 년 전 복음을 받은 우리 한국에서도 완고한 유교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양
            반—상놈의 차별이 철폐되고, 여성해방이 일어난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에서, 심지어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은혜의 복음을 선포한다고 하는 교회에서도 복음의
            이 근본정신을 저버리고 성경의 몇 구절들을 그들의 문맥이나 역사적 정황을 무시하며 율
            법적으로 해석하는 일부 신학자들과 목사들의 ‘육신’적 반발로 말미암아 여성 차별과 억압
            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해방의 복음은 결국 승리하고 말 것
            입니다.
            초월하시는(그러기에 인류와 피조 세계 전체를 구원하실 수 있는) 하나님, 그러면서 동시
            에 자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영인 성령으로 우리 가운데 내재하시며 실제로 우
            리와 세상을 구원하시는 삼위일체적 하나님의 복음, 은혜로만/믿음으로만 칭의 됨(죄 사함
            받고 창조주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로 회복됨)의 복음이 빚은 기독교 문명은 ‘양반—상
            놈’의 계급적 질서와 ‘남자—여자’의 종속적 질서를 옹호한 유교적 문명과도 대조되지만,
            신의 이름으로 여성을 굴종시키는, 신의 초월만 강조하는 이신론(理神論; Deism)의 이슬람
            문명이나, 낮은 카스트의 사람들을 노예화하는, 신의 내재만을 가르치는 범신론(汎神論;
            Pantheism)의 힌두 문명과는 더 크게 대조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의 계시
            로 말미암아 받게 된 삼위일체적 하나님의 복음, 은혜로만/믿음으로만 칭의 됨의 복음의
            진리를 더욱 확신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죄 사함을 받고 창조주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회복되게 한 칭의의 복
            음은 종말에 그분의 충만에 참여하고 그분의 신적 생명을 얻을 그 완성에 대한 소망을 갖
            게 할 뿐 아니라, 오늘 여기서 하나님의 통치를 대행하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에 하나님의 영의 도움으로 순종하며 살도록 하여 ‘의의 열매’를 맺도록 합니다. 그래
            서 우리는 성령의 깨우쳐 주심과 믿음 주시고 힘 주심에 의해 이중 사랑 계명을 실천하여
            개인적으로는 정직하고 신실하며, 고결하고 관용하며, 사랑이 풍성한 사람들이 되어 갈 뿐
            아니라, 사회에서는 자유와 정의와 화평을 확대하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리하여 칭의
            된 그리스도인들은, 즉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에,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 사람들은 하나님/
            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아 종말에 완성될 하나님 나라의 구원을 지금 여기서 첫 열
            매의 형태로라도 스스로 누리면서 동시에 이웃과 세상도 그것의 혜택을 누리도록 돕는 역
            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그들을 통해서 인류에게 구속/해방의 역사가 이루어지
            는 것입니다.


            로마서 1:3~4 과 1:16~17에 있는


            복음의 두 정의들이 잘 보여 주듯이, 사도 바울은 복음을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사탄의 나라를 멸망시키고 온 세상에 대한 자신의 통치를 이루신다고
            기독론적으로도 선포하고, 하나님이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시는
            구원이 우리 인간들에게는 칭의가 되고 성화가 된다고 구원론적으로도 선포합니다. 바울
            은 로마서와 갈라디아서에서 주로 후자로, 그것도 칭의론 위주로 복음을 전개하는데,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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