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월간사진 2018년 11월호 Monthly Photography Nov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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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우, 유토피아-#1, 2008
구름을 닮은 구름이 머리 위를 떠다니고,
인공파도에 몸을 맡기며 인공 태양에 몸을 태울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우리는 과연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간극
미래에 대한 이러한 생각을 전시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2018서울사진축제가 심오한,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화두를
- 정재임 큐레이터
가지고 돌아왔다. 11월 1일부터 2019년 2월 10일까지 100일간 서울
시립북서울미술관과 SeMA 창고, 플랫폼창동61, 아트나인에서 동시다
발적으로 다양한 전시와 행사가 펼쳐진다. 이번 행사의 큰 주제는 ‘멋진
“
신세계’다.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고전소설 <멋진 신세계
>(1932)를 바탕으로 과학의 발달이 초래할 미래 사회를 주제로 기획됐
다. 철저하게 계급이 나뉘고 감시와 세뇌에 의해 노예로 전락하는 인간의
모습이 묘사된다. 멋진 신세계는 그야말로 천국인 동시에 인간의 가치와
존엄이 상실된 지옥이다.
주제전에 참여하는 19명의 작가들은 소설 속 세상과 현실이 연결되는 지
점들을 각자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이를테면 정보 시스템의 보안과 감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 세계 정치와 사회 문제들, 그리고 환경에 이
르기까지 작가 개인이 느끼는 대응과 해석을 담아내고 있다. 전시의 시작
점에는 현대 중국의 발전된 모습을 드러내는 장커춘의 작품 <황허>가 있
다. 인간을 소인의 형태로, 자연과 대조되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또 북한
한성필, 그라운드 클라우드 025, 2005
의 선전물을 소재로 정치적 이념 아래 이미지가 가공, 조작되는 시스템에
주목한 백승우의 <유토피아> 역시 주목할 만하다. 기술의 발전이 낳은 최
대의 무기 핵, 그리고 산업 재해와 전쟁에 대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한성
필과 박진영의 작업은 각각 시대에 대한 불안함과 우려를 전달한다. 한편,
노동자의 인권과 공권력 등 분단된 체제 아래 놓인 한국의 시스템을 비판
적으로 바라보는 노순택의 <현기증>은 한국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드러낸
다. 각기 다른 관점으로 이뤄낸 작품이지만, 공통적으로 작가들이 제시하
는 ‘멋진 신세계’는 미처 생각이 닿지 않았던 이 시대의 화두에 대해서 깨
달음과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주제전과 더불어 플랫폼창동61에서는 사진 듀오 압축과 팽창(안초롱, 김
주원)의 전시가, SeMA 창고에서는 김주원, 오연진이 참여하는 그룹전이
열린다. 전시와 연계하여 아트나인에서 펼쳐지는 필름페스티벌에서는 <
비비안마이어를 찾아서>,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파리시청 앞에서
의 키스: 로베르 두아노> 등 예술적인 영상작품을 상영한다. 또한, 사진작
가, 큐레이터, 교수, 비평가 등 전문가와 함께하는 게스트 토크도 마련된
다. 11월 1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는 작가와의 대화에서는 알
레한드로 카르타헤냐와 키트라 카하나 두 작가가 참여한다.
Info
2018서울사진축제
전시기간 : 2018.11.1 ~ 2019.2.10
전시장소 :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전시실 1, 프로젝트갤러리 1, 2,
SeMA 창고, 플랫폼창동61, 아트나인
노순택, 현기증 #CFJ1301, 2015 문의 : 02-706-6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