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월간사진 2018년 11월호 Monthly Photography Nov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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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사진을 생각하다 박신우
필름 카메라와의 인연으로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후 개인 작
업을 지속하고 있는 박신우. 비가시적인 것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싶어 하는 그의 눈에 비친 스위스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박신우가
생각하는 좋은 여행 사진은 보는 이에게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여행 첫날, 혼절할 만큼 사진을 찍고
느꼈다고 한다. ‘내가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구나.’ 그래서
그는 생각을 바꾸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찍는 랜드마크를 촬영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대신 현지인이 무엇을 먹고, 무엇을 하고, 어
디로 이동하는지를 관찰자 입장에서 체험하기로 했다. 그가 예쁘게
보여야 상품성이 생기는 여행사진에 의문을 품게 된 계기다. 한 장
의 멋진 사진은 전율을 선사한다. 여행을 기록한 멋진 사진을 보면
그곳에 가보고 싶어진다. 그러나 막상 그곳에 가면 생각했던 광활
함은 나타나지 않는다. 사진이라는 매체는 현실을 왜곡하기 때문이
다. 박신우는 평지인 티라노부터 해발 2100미터에 위치한 알프그
륌 역까지 올라가는 순간을 잊지 못한다. 산봉우리를 샅샅이 돌면
서 마주한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고 한다. 베르니나 익스프레
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가장 멋진 기찻길 중 하나다. 충
분히 이해가 가는 풍경이다. 그런 드라마틱한 장면 외에도 박신우
가 담은 사진은 스위스 사람들이 일상을 즐기는 모습, 호숫가에서
발견한 고즈넉한 돌 등 소소함이 매력적인 장면들이 많다.